빈방

한적한 신발장

by 쵸이

가장 초라함을 느낄 때는

무언갈 실패했을 때도

창피를 당했을 때도

이런저런 감정이 용솟음칠 때도 아닌지 몰라


그럴 때가 있어

웃음이 그리운 날

마지막으로 시원하게 웃어본 게

언제였는지 떠오르지 않을 때

마음에 따듯함을 느낀다는 게

희미하게 기억이 나지 않을 때


때로는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마음이

공허가 모든 것을 집어삼킨 그날이

타는듯한 답답함보다

울적함에 일렁이는 마음보다

나를 더 무너트리는 날이 있어


무엇이 시작이었을까

다시 돌아간다면 행복할 수 있을까


바라는 것은

작은 웃음과

따듯한 포옹


그 조차 사치라면

그냥 가만히 앉아

도란도란

의미 없는 말이라도

걱정이나 아픔 모두 내려두고

하늘이 참 푸르네

그러게 참 보기 좋네 하는

그런 날이라도 갖을 수 있기를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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