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의 대가

by 쵸이

찢어지는 듯한 포효가 아침을 깨운다. 그 소리가 신호라도 되듯 하나 둘 하늘을 향해 날아오른다. 해가 떠 있는 동안에는 절대 날개짓을 멈춰서는 안 된다. 먹이를 찾아 눈을 굴리면서도 언제나 주의를 해야 한다. 얼마 전 친구 놈이 심하게 눈에 띄게 꿈틀거리던 애벌레를 향해 날아들었다. 배고픔은 우리를 아둔하게 만든다. 뒤에서 가면 안된다고 소리치던 내 지저귐은 이미 하강하던 그놈의 고막을 휘젓는 바람소리에 묻혀버렸고, 이내 덫의 아구로 빨려 들어가 버렸다.


모든 것은 열등감에서 시작되었다. 닭들은 우리처럼 하늘을 날지 못한다는 사실이 못 마땅했던 것인지 어느새 우리를 분에 찬 눈으로 바라보기 시작했었다. 그래 봤자 저들이 무슨 짓을 할 수 있을까란 생각은 결국 우리를 목매달게 되었다. 닭들은 날지 못하는 대신 튼튼한 다리와 강한 힘을 갖고 있었고 결국에는 타조와 펭귄들마저 설득하여 자신들은 육지로 내려온 더 진화한 종족들이라며, 우리를 열등 종족이라고 부르기 시작하였고 이내는 우리를 지배하여야 한다고 소리치기 시작했다.


이제 해가 뜨고 수탉이 소리를 치면, 사냥이 시작된다. 그놈들은 온갖 덫과 그물망 사냥조를 투입하여 먹이를 잡으러 내려오거나 낮은 곳에서 쉴 때를 노려 조류를 잡아챈 후 우리 속에 가두고, 알들을 거둬간다. 우리 속에 갇힌 새들은 온종일 몸조차 가누지 못하는 작은 공간에서 배정받은 알곡을 먹고 알을 낳아야 했다. 알을 낳지 못하는 수놈들은 평상시에는 발목에 돌을 매달아 날아가지 못하게 잡아두다, 몇몇은 교통수단이라는 상자에 발이 묶인 채로 놈들이 원하는 곳으로 그들을 운반하고 곡식을 얻어먹는 신세를 살게 되었다. 자유를 상징하는 날갯짓은 그놈들 발톱 아래 짓밟혀 노동이 되었다.


개중 몇몇은 작은 상자 속에 갇혀 끊임없이 지저귐을 강요받으며, 목소리를 잃을 때쯤 회색 상자라는 곳으로 보내졌다. 회색 상자로 보내진 새들은 그 누구도 밖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누군가는 회색 상자에서 언제나 맛있는 냄새가 난다는 이유로, 그곳에 가면 어쩌면 행복한 여생을 보낼 수 있을 거라는 소리를 해대었다. 그러나 가끔씩 들리는 비명소리와 조금씩 섞여 나오는 비릿한 냄새는 그곳 역시 끔찍한 곳일 거라는 사실만을 말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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