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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GFABIO Feb 26. 2018

한국 회사에서의 영어 이름 사용에 대한 FAQ

Q: 인사팀에서 근무중인데 회사에서 영어 이름이나 닉네임을 사용하고 직급호칭을 없애자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실질적으로 어떻게 적용할까요?

A: 일단 각 사원 레벨에서 임원까지 보고단계가 2단계 이상일 경우 이런 정책은 실시가 불가능 합니다. 처음에 어색하게 '크리스으으님?' 이러면서 웃으며 어색해하는 단계가 진행되다가  흐지부지 되는 과정이 반복될 겁니다. 누군가 술자리에서 이 핑계로 '알렉스 이사 너 이새끼'이런 일이라도 벌이면 바로 백지화 되는 것이죠.  일단 한국회사의 직급구조를 띈 회사에서, 회사의 경영체제나 지분구조의 변동이 없는 이상 이런 이상적인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영어 이름은 쓰되 그냥 직급 체제를 유지하는 편이 좋습니다.


Q: 외국계 회사로서 영어 이름을 사용합니다. 저의 리포트 라인인 과장님, 차장님 등을 호칭하는 GJN, CJN같은 용어를 써야 할까요?

A: 전혀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물론, 인사팀이나 오너의 요청이 있을경우 유지하지만, 회사 내외적으로 불필요한 정책이며, 효과도 없는 방식입니다. 단, 메일을 쓸 때, 항상 마음속으로 Grace 뒤에 붙은 이사님, Nana 뒤의 상무님 등의 호칭을 마음속으로 되내이는 연습은 잊지 마시길. 구두로 인용을 할 때는 없던 직급을 되살려서 붙여야 하니까요.


Q: 한국이름 체제하에서는 성+직급으로 축약해서 부르는 문화가 발달해 있는데, 영어 이름 체제하에서는 어떻게 비슷하게 운용할 수 있을까요?

A: 대체로 두 음절 내지 세 음절 이름을 선호해서 사용하는 문화이기 떄문에, 첫 음절을 패밀리 네임처럼 쓰고, 나머지 음절을 퍼스트 네임처럼 사용하도록 권장하고 있습니다. 


높은 사람을 호칭할때, 

가브리엘 차장 : 가차장님(업무상), 브리엘 차장님 등 (사석에서)

앤드류 이사 : 앤이사님(업무상), 드류이사님 등(사석에서)


동급 혹은 낮은 직급을 호칭할때,

안젤라 부장 : 안부장, 젤라야, 젤라부장 등

파올로 대리 : 파대리, 올로야


Q: 회사에서 사용하는 영어이름을 회사 이외의 공간에서 어색하지 않게 부르는 방법은 없을까요?

A: 한국 성 + 영어이름 이런 순서로 사용하면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성바오로, 김세레나, 이그레이스, 정에리카 등을 부를 경우, 다들 세례명으로 인식하고 같은 성당의 사람들이 모인것이라고 인식할 것입니다.  주말에 쇼핑몰에서 맞딱드리더라도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스타벅스 사이렌 오더에 사용할 닉네임으로도 손색이 없습니다. 진동벨이 없는 붐비는 스타벅스에서는 매우 크고 우렁찬 파트너분의 육성의 자신의 '세례명(?)'이 울려퍼지는 걸 경험할 수 있습니다. 


Q: 회사에 다른 직원의 가족이 방문을 해서, 한국 이름으로 사람을 찾는데 어떻게 해야 되나요?

A: 대부분의 회사들이 운용하는 네트워크 공용 드라이브의 인사부서(HR)의 폴더에 보면, 직원들의 비상 연락망이 엑셀로 저장되어 있습니다. 각 층의 입구자리나, 리셉션 전화와 혼동이 쉬운 번호의 자리에 계신 분들은 그런 파일의 바로가기를 만들어두고 언제든 Ctrl + F 를 누를 준비가 되어야 합니다. 한 2-3개월이 지날 경우, 김현영 헬레나 등의 포맷으로 머리속에 자연스럽게 저장이 되어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Q:  회사에 입사할때, 평소 사용하던 영어 이름을 사용하려고 했는데, 이미 중복된 이름이 있다고 하는데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요?

A: 이런 경우, 보통 권장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임원급 (연단위 계약을 하는 정규직이 아닌) 이상의 직급과 이름이 겹칠 경우, 다른 이름을 고르도록 한다.


Q:  여러 닉네임 방식을 이용해 중복을 피할 수도 있나요?

A: 네, 물론 입니다. 가장 흔한 예로엘리자벳 (Elisabeth)이 있습니다. Elisa, Lisa, Liz, Beth, Betty 등 이 외에도 더 많은 닉네임을 가진 이름입니다. 


Q: 가끔, Candy, Homer 등의 유명캐릭터의 이름을 딴 높은 직원분들 이름을 인용할때마다 웃음을 참느라 곤욕인데요. 영어 이름은 어떻게 짓는 것이 좋을까요?

A: 보통 영어 이름은 영어권회사와의 업무를 원활히 하는 목적이 강하지, 개인의 개성을 드러내는 목적은 내세우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중화권에서는 자신의 한자의 뜻을 살려, 직역한 Melody, Blue, Justice 같은 단어를 사용한 이름도 간혹 있습니다만, 어디까지나 개인을 구별하는 용도로서 적절한 이름을 찾되,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는 이름을 찾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인터넷 등에 찾아보면, 처음 좋아했던 영화 캐릭터의 이름, 처음으로 여행간 미국 도시의 거리 이름 등을 고르는 방법도 있지만, 어디까지나 농담에 불과함으로 절대 따라하지 않습니다.

가장 쉬운 방법으로는 자신이 태어난 연도 + popular baby name 등으로 구글링을 하면, 태어난 당시 가장 유행한 아기 이름들이 쭉 나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 중 5-10 위 정도로 일반적이면서도 시대의 트렌드를 따라가는 이름 중에서 고르는 편이 좋습니다.


Q: 아시아인들은 왜 에릭, 폴, 피터 등의 성경에서 딴 이름들이 많냐는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A: 자신의 이름 이외에 다른 서양식 이름을 지을 수 있는 경우가 교회나 성당의 종교적인 영향이 많기 때문입니다. 많은 경우 미주에 이주한 한인들의 교회 커뮤니티에서 발전한 문화가 아니가 하는 의견도 있습니다. 그리고 성경에 나온 이름들은 대부분 음절길이가 짧고 발음법이 까다롭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자신이 발음하기 힘든 이름은 남에게 알려줄때 매우 곤욕을 치르는 경우가 많거든요.


Q: 저는 저의 한국 이름을 고집하여 사용하고 싶은데요. 그래서는 안되는 것인가요?

A: 물론 가능합니다. 하지만 당신의 이름이, 민수, 민호, 우진, 사라 등 영어권 사람들이 손쉽게 발음할 수 있는 이름이 아니라면, 매번 만날때마다 발음 교정을 해주고, 멋적게 그 발음을 못 따라해서 당신을 피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이를테면, 중요한 주문처리를 하는 전세계 컨퍼런스콜에서 자신의 이름을 발음하는 방법으로 20분씩 지체할 수는 없으니까요. 어떤 이름의 의미나 자부심이 중요한게 아닙니다. 이를테면 거대한 프로그래밍 안에서 자신을 식별하는 효과적인 코드를 정하는 정도로 생각하는 게 나을 거 같네요.


Q: 할리웃 영화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이병헌이라던가, 봉준호 감독이라던가 하는 사람은 자신의 이름 표기를 성+이름 식으로 완전히 한국식으로 하는데요.

A: 그럼 당신도 그렇게 유명해지던가요.


Q: 회사에서 영어 이름을 짓고 이메일을 별도로 지정가능하다고 하는데요. 

A: 절대로 이름.성@도메인 으로 지으시기 바랍니다. 그 어떤 별명도 형용사도 재치나 기지도 발휘하지 마세요. 절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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