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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GFABIO Jun 06. 2018

구글 AI ‘스카이넷’의 시작

음성인식과 인공지능 인터페이스들이 앞으로의 IT기업들의 주요 전략이 되었다. 아마존의 알렉사는 이미 미국 가정의 ‘도우미’같은 존재가 되어, 아이들이 부탁을 하는 언어용례를 다시 배워야 할 지경이 되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타나는 윈도와 오피스를 중심으로 다양한 플랫폼과 모바일을 통합하려는 야심을 보여진다. 애플의 시리는 이런 시장을 선도했지만 최근에는 농담이나 그저 그렇게 하는 천덕꾸러기가 되었다. 그 농담마저도 썰렁하게 밖에 따라하지 못하는 빅스비도 있다.


그다지 눈에 띄지 않지만, 지나보면 엄청나게 뛰어난 배우였다는 생각이 드는, 줄리안 무어같이 구글은 가장 뛰어난 AI를 구글 어시스턴트라는 매우 싱거운 이름으로 서비스중이다. 스마트폰과 구글의 다양한 서비스들을 종합하는 AI파워는 뭐 매우 유명한 것이며, 그냥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너무나도 잘 돌아가는 인간의 무의식과도 같이 어디서나 작동중이다.


https://youtu.be/bd1mEm2Fy08

구글 듀플렉스는 그 무서운 기술이 드디어 인격체의 모습을 뛰기 시작한 것을 보여준다. 머신러닝을 이용해 목소리 시뮬레이션까지 완벽하게 하는 웨이브넷과 구글의 어시스턴트를 이용한 구글의 새로운 서비스이자 기술인 듀플렉스는 단 하나의 데모로 사람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내일 10시쯤 머리 자르러 갈건데 예약해줘’


라는 말에 구글 어시스턴트가 직접 미용실에 전화를 건다. 그리고 예약을 하고 싶고 언제 시간이 되는지 등을 체크한다음 알아서 통화를 마친다. 심지어 음-흠 같은 듣고있다는 표현의 추임새까지 넣어서 전화를 받는 대상이 전혀 눈치채지 못하도록 한다. 통화를 마치면, 자동으로 캘린더에 일정을 추가하고 통보를 한다.


예약 말고도, 어떤 식당이나 가게가 언제 문을 닫고 여는지 여부도 자동통화를 했던 기록이 있으면 구글맵에 시간표까지 업데이트 하는 기능까지 있다. 이런 기능이 과연 필요할까 싶을 정도로 구석구석에서 자동으로 모든 것들이 업데이트 되고 있다.


아마 이 기능이 발표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많은 경우, 스마트폰 상의 AI가 가게의 AI에게 전화를 걸고 예약여부를 타진할 것이다. 이 둘 사이는 코드로 대화를 하게 될까 인간의 언어로 대화를 하게 될까?

https://youtu.be/QDVVo14A_fo


그리고 이 발표와는 별개로 더버지에서 독점 공개된 구글의 ‘이기적 (데이터)장부 (selfish ledger)’ 비디오의 유출은 친절해보이기만 한 구글 어시스턴트 씨의 무서움을 보여준다. 진화론을 느슨하게 차용한, 내부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사고실험의 일환이라는 개념인 데이터 장부란, 각 개인의 디지털 활동의 흔적을 구글같은 회사가 분석하여 각 개인의 행동양식과 같은 유전자 모델을 만들고 이를 사용자의 행동양식의 대표로서 활용한다는 것이다. 

물론 구글은 이 유전자정보를 인류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후세에 유산으로 물려주거나 각 온라인활동을 선한의도로 유도하는데 쓴다고 한다. 문제는 그러한 설명을 위해 예로 든 화면에서 사용자의 체중 정보가 누락된 경우 개인의 성향에 맞춘 체중계를 자동으로 만들어 눈치채지 못하게 구매하도록 유도해서 그 정보를 채우는 장면이 나온다. 

디지털 자아가 실제의 자아를 통제하는 이러한 설명은 단순히 사고실험에 불과하더라도 이미 올해 구글IO2018에서 당장 공개된 여러 기능들에서도 그 흔적이 나타난다.


알파벳 한두자만 입력해도 단어와 문장을 자동완성하는 지메일이라던가. 휴일정보가 없는 가게에 AI가 자동으로 전화해서 그 정보를 얻어내 지도정보를 자동으로 업데이트 한다는가 하는 것에 이미 그런 움직임이 없다고 할 수 있을까.


기계로 만든 사람의 형태가 실제와 너무 가까울 경우 반감을 갖게 한다는 언캐니 밸리의 이론이 떠오르는, AI의 발전은 대화를 자연스럽게 유도하기 위해 ‘음흠’이란 추임새를 넣는다거나, 나의 판단양식을 디지털화한 AI가 내가 선호한다고 (아니 그래야만 한다고 하는) 하는 판단을 대신 내려주거나 하기 시작했다.


구글의 다양한 어시스턴트 전략이, 지메일에서 메일을 쓰다가 첨부를 한다고 해놓고 파일첨부를 빼먹었을때, 경고를 해주거나 하는 정도이었을 때의 놀라움이, 이제는 좀 다른 의미의 소름끼치는 놀라움으로 다가온다. 


물론 우리 미래의 삶은 매우 윤택하고 편리한 장미빛일 것이다. 하지만 AI의 도움은 이제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수준에서 관여하는 논란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깊은 관여를 하고 있다. 다른 많은 기계들에 의존해 온 인류는 이제 자신의 지성또한 완벽히 인류의 것이 아니게 된다. 다음 세대의 인류는 이런 AI와 어떤 식으로 공존해 나갈 것인지. 스카이넷에 충성을 바칠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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