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UNGFABIO Nov 02. 2018

iPad Pro, the post-PC

애플의 10월 신제품 발표는 뉴욕과 예술 그리고 컴퓨터를 이용한 창작에 관한 것이었다. 물론 오랫동안 공백기를 가진 맥북에어와 맥미니가 화려하게 컴백했지만, 이 행사의 주인공은 아이패드 프로였다.

아이패드 프로는 애플이 제일 잘 만들어낸 태블릿의 카테고리에서 더 이상 따라올 상대가 없음을 확인시킨 자리였다. 매우 얇으면서도 미래적인 디자인에, 모바일 기기 사상 가장 파워풀하고 보안이 강력한 하드웨어를 장착한 새 기기를 선보였다. 키보드폴리오와 새로운 펜슬은 전작들에서 아쉬웠던 점에 대한 모범답안까지 제시하며, 도대체 이걸 사지 않고 베길 수 있을까 의문이 드는 애플 사상 가장 매력적인 컴퓨터를 만들어냈다.


아이패드 프로는 태블릿을 겨냥하지 않는다. 심지어  애플의 아이폰 맥스 라인업이나 아이패드 라인업조차 경쟁상대로 삼지 않는다. 애플은 매우 노골적으로 무게와 폼팩터 등의 강점을 가지고 ‘모바일컴퓨팅’에 직접 선전포고를 했다.


가볍고 매끈하고 컴팩트하지만 인텔칩의 아성을 넘는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아이패드 프로는 퀄컴과 인텔의 성장이 주춤하는 동안 착실하게 미래를 연 애플의A칩을 탑재한다. 그 어떤 소비자용 컴퓨팅 분야도 이렇게 발전해오지 않았다.


더 완벽해진 애플 펜슬은 기존 애플 펜슬의 단점을 모두 해결한 제품이다. 충전과 페어링을 위한 캡과 라이트닝 인터페이스의 우스꽝스러움이 계속해서 인터넷밈으로 소비되는 동안 애플은 자석과 무선충전을 이용한 더 쉬운 충전과 페어링 방식을 선보인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였던 펜슬의 수납방식까지 한번에 해결한다. 더블탭을 통한 확장 기능까지 애플 펜슬에 더 이상 개선할 점은 찾아보기 힘든 정도이다.


USB-C 단자의 채용은 이 날 발표된 소식 중에 가장 혁신적인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선 애플이 만든 독자규격의 라이트닝을 iOS에서 버렸다. 그리고 iOS 기기에서 확장성을 채택했다. 심지어 어떤 확장이 가능할지도 잘 모른채 애플은 이 포트를 개방했다. 모니터연결 카메라 연결 등이 가능해지고, 수많은 유에스비 기기들이 연결될 것이다. 예전 맥북같은 제품을 아이폰의 보조배터리라고 하는 농담도 있었는데 심지어 아이패드 프로는 아이폰을 충전할 수도 있다.


What’s a comupter 광고 캠페인때만 해도 애플은 아이패드를 생산적 컴퓨터로 보지 않겠냐는 권유에 가까은 태도를 보였다. 아이패드 프로의 업데이트는 이제 그런 권유가 아닌, 애플의 선언을 확고이 한 것이었다.


울트라북 이후에 이렇다할 발전이 없어 직접 태블릿을 만든 마이크로소프트나, 여전히 방향을 잡지 못하는 구글의 크롬북이나 픽셀 슬레이트의 정책. 그리고 이미 죽어버린 안드로이드 타블렛의 세계 등이 생각난다. 애플은 아이패드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어 성장한 만큼 어느덧 post-PC를 정의하고 있다. 아이패드 등장 8년만에 애플은 맥이 인텔을 버리고 A칩을 탑재할 지 전망또한 뒤집어 버렸다. 애플은 맥의 미래는 변화이며 이제 그 새로운 세상이 시작되었음을 이야기했다.

작가의 이전글 2018년의 좀 더 나은 (스마트폰) 카메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