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를 위한 스마트폰
Pixel 3a - smartphone for the rest of us
5G와 폴더블 폰의 시대가 되었다. 5G는 기기의 성능을 따라가지 못하는 통신 인프라로 초반부터 허세임을 보여주었다. 폴더블 폰은 내구성의 문제가 출시직전까지 논란이 되고 있다.
나는 스마트폰으로 뭘 하고 있지? 라는 생각이 드는 날이 있었다. 나는 애플의 아이폰 Xs Max의 비싼 할부를 갚아가며, 손끝에서 매끄럽고 눈부시게 빠른 'ㅇㅇ'이 타이핑 쳐지는 카카오톡을 돌리고, 스포티파이로 음악을 듣거나 하던 순간데, 갑작스러운 회의감이 들었다. 1년에 한번 최신의 아이폰으로 바꿔주는 보험 상품을 든 나로서는, 아무런 의문없이 다달이 돈만 납부하면 되는 경우인데도 말이다.
스마트폰을 하나 사서 들고다니며 사용하기에, 나의 행동이 그 가격에 압도되어 제한당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케이스와 화면보호 필름 없이 조금이라도 폰을 들고 있기에 손이 떨렸다. 지난 한달간 별다른 사진은 찍지 않았지만, 여전히 좋은 카메라 품질을 입증하기 위한 사진을 찍는다던가 하는 일도 있었다.
우리는 그냥 아무 생각없이 적당한 가격의 스마트폰을 사서, 재미있게 쓸 수 있는 방법은 과연 없었던 것일까?
물론, 저렴한 스마트폰은 매우 많다. 아이폰의 선택지를 벗어나면 정말로 이렇게 가격이 저렴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다양한 제품들이 쏟아진다. 하지만, 가격이 저렴한 스마트폰들은 최적화 퍼포먼스의 문제라던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의 문제라던지 하는 문제가 제법 많다. 그리고, 미국 언론 더버지의 디터본(Dieter Bohn)의 리뷰에서도 중요하게 다뤘듯이, 가격이 저렴하면서 좋은 카메라를 가진 폰은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구글의 픽셀 3a 는 최신 출시 리스트 1-2위에 올라간 제품을 구매할 사람이 아니라면 그 누구든 골라도 될 정도로 좋은 폰이다. 괜찮은 퍼포먼스, 뛰어난 디스플레이 품질, 아이폰 5c때의 기억을 되살리는 아기자기한 플라스틱 마감의 귀엽고 예쁜 디자인에 가격은 400달러가 채 하지 않는다. 그리고, 스마트폰 사상 최고의 사진품질을 보여주는 구글의 픽셀 3 카메라가 그대로 탑재되어 있다. 많은 미국의 언론들의 리뷰가 한결같은 찬사를 보내는 가운데, 비즈니스 인사이더의 헤드라인은 더욱 더 노골적이다. '나는 구글의 새로운 400달러 폰으로 바꿨고. 다시는 천달러가 넘는 스마트폰은 거들떠 보지도 않을것이다.'
픽셀 3a를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과연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스냅드래곤 670 AP가 탑재되었다고 하지만, 사실 AP가 뭔지 램이 몇기가인지 신경 쓸 이유조차 없어보인다. 그냥 평소에 사용하는 앱들은 잘 구동되고, 최척화가 매우 잘된 최신 버전의 안드로이드가 클린하게 돌아간다. 플라스틱의 마감은 매우 귀엽고 매끈해서 걱정보다는 만족감이 더 높은 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촬영 매번 놀라게 되는 엄청난 품질의 카메라는 그 모든것을 잊게 만든다. 밝은 대낮인듯, 어두운 방안이든 그냥 셔터만 누르면 구글이 알아서 최적화된 이미지를 '만들어'준다.
약 2주가 되지 않은 기간동안, 픽셀 3a는 정말로 귀엽고 재미있어서 손에서 떼놓기 힘든 스마트폰의 역할을 해주었다. 보급이 더 쉽도록 저렴한 가격에 매력적인 성능을 제공하려는 노력은 거의 모든 스마트폰 회사들이 집중하고 있는 분야이다. 삼성의 e브랜딩 혹은 셀카같은 카메라 기술에 더 특화된 A시리즈같은 노력들 말이다. 하지만 픽셀 3a는 정확히 무엇에 집중할지에 대한 탁월한 선택을 했다. 뛰어난 픽셀 3의 카메라를 유지한채, 구입하기 쉬운 폰을 만든 것이다. 어쩌면 아이폰이 XR모델로 설정해야했던 방향이 이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400달러를 낸다. 귀엽고 예쁘고 사진이 잘 나오는 구글의 최신 폰을 산다. 그렇게 간단한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