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에 누워 아이와 그림책을 읽는다.
글을 아는 아빠는 글을 빨리 읽어내려간다.
하루종일 일에 시달린 아빠에게 그림 책 읽기는 또다른 노동일 뿐이다.
그들에게 그림은 없다.
그림책의 이미지는 생각보다 많은 말을 하고 있다.
이 그림은 그 유명한 Anthony Browne 이다. 어른의 눈에는 앤써니 브라운 그리고 원숭이인지 고릴라 인지 헷갈리는 동물이 전부일 것이다.
하지만 아이와 함께 책을 읽을땐 글자보다는 그림 하나하나를 음미하면서 읽고 이야기를 나눌 필요가 있다.
귀납적 사고에 익숙한 어른이 이 그림을 읽어내는 방법은 "왜?" 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아빠가 관심이 있어야, 아이와의 책읽기도 즐겁다.
왜 원숭이의 눈은 파란색일까? 왜 원숭이는 핑크계열의 스웨터를 입고 있을까? 왜 이 원숭이는 나를 쳐다보고 있을까? 왜 원숭이가 옷을 입고 있을까? 왜 Badge 에 Playing the Shpae Game일까? 왜 그림의 질감이 부드러울까? 왜 흰색의 턱수염을 가지고 있을까? 왜 바나나가 배경으로 되어 있을까?.. 왜 바나나가 입체적으로 배열되어 있을까? 등등 천천히 그림에 말을 걸어보는 것이다.
이렇게 그림을 읽어 내는 능력은 시각적 문식성(Visual Literacy)라고 한다. 어른이 직장에서 기획안을 읽어내듯, 아이와 그림에 대해서 천천히 사유하고 질문을 던져보는것, 그것이 시각적 문식성이다. 이는 그림 한페이지를 통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구성해 내는 과정이다.
그러면 구체적으로 아빠는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할까? 어떤게 그림 읽기의 즐거움을 제공해 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