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하니 구름에 집중해 보는 시간
하염없이, 정처 없이, 의미 없이 흘러가는 구름을 마냥 쳐다본 기억이 있다면 당신은 낭만주의자일 가능성이 높다. 나처럼 망상에 대한 애착이 강하고 낭만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구름이 흘러가는 모습을 보는 걸 분명 좋아할 테니. 이처럼 나에게 진정한 휴식이자 힐링인 의식행위가 있는데 그게 바로 ‘흘러가는 구름 바라보기’이다.
들판에 돗자리 하나 무심히 펼치고 누워서 하늘을 쳐다보면 구름들이 어디론가 흘러가는 걸 볼 수 있다. 그들은 절대 바쁘게 흘러가지 않는다. 여유를 갖고 흐트러지지 않은 채 호흡을 낮춘다. 그렇게 조금씩 유영한다. 저렇게 높고 크게 떠 있는 구름뭉치들이 일체 흐트러짐 없이 고요히 흘러간다는 게 믿어지지 않을 뿐. 분명 어디론가 가는 모습인데 목적지는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네 삶도 마찬가지이다. 분명한 목적이 있어서 바쁘게 달려가야만 의미 있는 건 아니다. 그저 유영하듯 삶을 살아가는 태도도 칭송받을만하다. 뚜렷한 목적의식은 없지만 흘러가는 대로, 큰 욕심 없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 해 내 몫 하며 사는 삶. 그 또한 멋지지 않은가?
흘러가는 대로 사는 것의 큰 장점은 편안한 태도로 삶을 유지하기에 문제가 생겨도 크게 흔들림이 없다는 것이다. 이 또한 그저 받아들이는 것이다. 삶이 흘러가는 과정 중 생기는 불가피한 것으로 치부하며 자연스레 넘기는 것이다. 골칫거리를 자연스럽게 생각하는 유연한 자세. 내가 이런 태도가 부족해서 몇 년을 노력한 끝에 살짝 이런 류의 사람이 되었다. 아직은 ‘살짝’인 수준이라 더 노력해야겠지만 예전의 나보다는 훨씬 나아졌다.
지금 당장 창 밖을 통해 흘러가는 구름들을 바라보자.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은 멍하니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온갖 잡념과 걱정은 치워 두고 머리를 비운 채 구름에만 집중해 보자.
두둥실 흘러가주는 구름에게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은 그 무엇보다 값진 선물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