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버튼을 눌러보세요
이 글을 읽을 땐 꼭 커피 한잔을 옆에 두고 읽길 바라며 이야기를 시작해보려 한다. 향긋한 커피 향이 공간을 지배하는 순간 우리의 뇌는 자각한다.
‘아! 잠에서 깰 시간이구나!’
카페인이 몸에 들어가면 우리 몸은 금세 활기를 되찾는데 그래서인지 요즘 많은 직장인들이 ‘커피수혈’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그 많고 피곤한 업무를 원활히 진행하기 위해선 커피로라도 수혈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커피는 지친 현대인들에게 필수품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나 또한 그런 용도로 커피를 마실 때도 있지만 나에게 커피는 조금 다른 의미로 사용된다. 커피는 내 삶에 있어 일종의 ‘행복버튼’이다. 자판기처럼 커피라는 버튼을 누르면 행복이 도르륵 떨어진다. 누구에게나 행복버튼이 존재할 것이다. 이는 소소한 것부터 소소하지 않은 것까지도 포함될 수 있는데 누군가에게는 전시회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피겨일 수도 있다. 나에게도 여러 가지의 행복버튼이 있지만 그중 하나가 커피다.
커피를 마시면서 책을 읽거나 글을 쓰면 나의 깊은 내면에 능소화가 만개하는 기분이다. 나의 내면이 치유되고 무언가로 가득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단돈 5000원으로 이렇게 까지 행복을 느껴도 되는 걸까?
그날의 분위기와 상태에 따라서 마실 커피의 종류는 달라진다. 아주 더운 여름날 불쾌지수가 높다면 깔끔하고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로 선택한다. 반면 기운이 없는 날이면 당충전이 시급하다는 몸의 신호로 알아차리고 급하게 바닐라 라테를 택한다.
참고로 나는 ‘카쓰’(카페인쓰레기)라서 ‘디카페인+연하게’ 로만 먹는다. 지인들은 그럴 거면 커피를 왜 마시냐 타박하지만 그래도 커피는 커피다. 요즘 많은 카페에서 커피들이 기본 투샷으로 제공되는데 언젠가 한 번은 깜빡하고 그냥 먹었다가 그날 하루 종일 어지러워서 일상생활이 불가했다. 그 정도로 카페인에 약하지만 커피를 사랑하는 걸 어쩌겠나. 연한 커피도 충분히 커피로써의 제 역할을 다하기에 나는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내 옆에는 바닐라크림라테가 놓여있다. 바닐라라테와 아인슈페너를 합친 이 커피는 내 최애커피다. 위에 얹힌 몽글몽글 구름 같은 크림이 입에 닿는 순간 행복이 슬쩍 내 옆에 자리 잡는다. 투명한 유리잔에 맺힌 물방울들이 똑똑 떨어진다. 미끄러질 수 있으니 조심스레 잡고 커피를 한 입 마신다.
내 옆에 슬쩍 자리 잡았던 행복이 나에게 와서 폭 안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