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랑에서 부패한 향이 난다면 기꺼이 떠날 시간
“사랑하니까 보내주는 거야.”
수많은 드라마에서 나오는 대사지만 제일 이해 안 되는 말 중 하나.
사랑하는데 도대체 어떻게 보내줄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
여기에서 파생되는 질문 하나.
세상에 좋은 이별이란 게 있긴 할까? 내가 겪었던 숱한 연애들은 가슴을 찢는 듯한 고통을 수반했는데 웃으며 돌아설 수 있는 이별이 세상에 존재한다고?
연애란 자고로 두 사람이 함께 하는 행위기에 이별하는 순간 둘 중 하나는 미련 없이 떠나더라도 적어도 한 사람은 세상을 잃은 고통을 느끼기 십상이다. 떠나는 측, 남겨진 측 모두에게 만족스럽게 느껴지는 이별이란 없겠지만 떠나는 측은 모든 마음을 다 줬기에 좋은 이별일 수 있고 남겨진 측은 상대의 더 행복한 미래를 위해 잘 보내주는 미덕을 보일 수 있을 것이다.
나는 20대 중반까지는 흡사 피 냄새나는 이별을 맛봤지만 그 이후부터는 단정한 마음가짐으로 이행하는 이별을 해왔다. 그 과정에서 나를 위해 놓아주는 이별이란 걸 체험하게 되었다.
화사의 노래 속 ‘내 편이 돼 줄 사람 하나 없어도 난 내 곁에 있을게’라는 가사가 있다. 이 사랑에서 부패한 향이 난다면 언제든, 기꺼이 떠날 수 있어야 한다. 당장 마주한 이별이란 두 글자가 아무리 내 세상을 어지럽게 만들어도 기어코 떠나야 한다. 내가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덩어리처럼 느껴지더라도 불가피한 이별식.
또다시 혼자가 되기엔 스치는 바람이 꽤나 매섭지만 이 고통을 이겨내야 더욱 예쁜 꽃을 피울 수 있지 않겠나 싶다. 깊은 아픔은 언제나 내 옆에 있어줄 나 자신과 쏜살같이 흘러가는 시간이 도와줄 것이다.
이별이란 고통 없이 이행되기 힘든 작업이지만 잘 이별하는 방법은 분명히 있다. 서로가 서로에게 행운을 빌어주는 것, 모든 추억은 얕게만 가져가는 것, 먼 훗날 떠올리면 웃음 지을 수 있는 그 정도.
지나간 사랑들에게 외친다.
"행운을 비네! 잘 가시게!"
https://youtu.be/Qe8fa4b5xNU?si=PqBNAbMVq7g7doT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