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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호 Sungho Kim Feb 05. 2021

(브랜드관찰) 시놀라(Shinola)

디트로이트를 재건하라

시놀라(Shinola)라는 브랜드를 아시나요?


2011년에 세워진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입니다.


창업자는 Fossil Inc.와 Bedrock Manufacturing Co.의 설립자이기도 한 Tom Kartsotis입니다. 


즉, 브랜딩의 선수가 각잡고 만든 현대적 브랜딩의 교본같은 브랜드라는 점이 시놀라의 특징이자 흥미를 끄는 점이죠.


창업당시 톰은 한가지 조사를 합니다. 미국의 소비자들은 같은 제품이라도 메이드인차이나에는 5달러, 메이드인유에스에이에는 10달러를 지불할 용의가 있다는 결과. 그런데 미국내의 한 주에 대해서만큼은 15달러를 낼 의향이 있음을 알게됩니다. 그게 바로 자동차의 도시 디트로이트.


디트로이트는 Big 4 car maker가 자리했던 근현대 산업발전을 주도했던 상징적인 도시로서 아직도 미국인들에게 위대했던 미국산업을 기억나게해주는 노스텔지아의 성지와도 같습니다. 자동차 제조업의 메카로 유명세를 얻었음에도 한때 파산에 이르기까지 유령도시, 무법지대 같은 곳으로 변모했지만 시놀라는 이 도시가 가지고 있는 미국인 만의 향수를 브랜드에 녹여냈을 때 나타날 폭발력을 감잡은 것이죠.


이 결과를 바탕으로 그는 매우 재미있는 그림을 그립니다. 


1. 가장 미국적인 대중적 인지도를 가진 죽은 브랜드를 사들입니다. 그 대상은 전국적으로 유명했던 구두약브랜드인 시놀라. (갑자기 왠 구두약 브랜드랍니까~)


2. 디트로이트에서 생산을 진행. 이 부분이 아주 영리한 선택인데, 사실상 디트로이트에서는 조립을 합니다. 대부분의 부품은 스위스 등 다른 나라에서 가져오는 것이죠. 하지만 메이드인디트로이트라는 선명한 이미지를 얻는 것이죠.


3. 유행을 타지않는 복고풍 스타일을 추구하며 고품질의 제품으로 가격을 프리미엄급으로 맞춥니다. 시계를 예로들면 500-1200달러 정도의 범위를 가지고 있죠. 럭셔리 이미지를 위해 스위스로부터 시계장인을 초빙해 직원들에게 정밀한 조립기술을 가르치는 일에 아낌없이 투자합니다. 


4. 다품종 소량생산 정책을 가져갑니다. 잘 팔려도 대량생산을 지양합니다


5. 약 1천개 이상의 제품라인업을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시계, 자전거, 음향기기, 가죽제품, 등 넓게 컬렉션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2019년1월에 5성호텔인 시놀라호텔을 디트로이트에 오픈하기도 하죠


2019년4월에 열린 오스카시상식에서 Green Book이라는 영화를 만든 피터 파렐리감독이 수상소감을 말하며 뜬금없이 "톰과 시놀라는 대단합니다. 그들이 디트로이트를 구원하고 있거든요"라는 시뽕발언을 해서 뜨악하게 만들 정도로 유명인들 사이 모종의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사실 2011년 설립이래 디트로이트 지역에서 시놀라가 만든 일자리는 650개 정도라고 합니다. 규모면에서는 미미하다고 보이죠. 그럼에도 디트로이트의 구세주라는 이미지를 획득하는 스마트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2016년 영국으로 갔을때 런던에서 만난 시놀라 스토어를 보며 이 브랜드에 대해 큰 흥미를 느꼈습니다. 클래식한 제품과 고품질. 그리고 매장분위기... 


해리티지는 보유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의미있게 스토리텔링을 할때에야 비로서 의미가 있음을 시놀라는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어떤넘은 없는 역사도 스마트한 전략으로 만들고 마치 그게 처음부터 제것인양 딱 맞게 장착하는데... 정작 진짜 헤리티지를 보유하고도 제대로 써먹지 못하는 바부팅이인 저를 반성하게 만든 브랜드. 시놀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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