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김성호 Sungho Kim
Feb 23. 2021
※ 본 글은 2021년2월23일자 어패럴뉴스 지에 실인 김성호 작가의 칼럼입니다
인간의 접근을 허락하지 않았던 극지점인 북극과 남극을 정복하기 위한 인류의 노력은 노르웨이의 탐험가인 로알 아문젠의 남극과 북극 정복으로 꽃을 피우게 된다.
이후에도 많은 탐험가들이 극지점에 다다르기 위한 도전을 멈추지 않았고 그 중 오늘 소개하는 두 탐험가들의 여정을 통해 우리는 매우 흥미로운 이야기를 만나게 된다.
1913년 8월 3일 빌흐잘무르 스테펜슨(Vilhjalmur Stefansson)이 이끄는 칼럭(Karluk)호는 캐나다 최북단 해안과 북극점 사이에 있는 얼어붙은 북극지역을 탐험하기 위하여 출발했다.
그리고 이듬해인 1914년 12월 5일 어니스트 섀클턴 경(Sir Ernest Shakleton)이 이끄는 탐험대가 승선한 인듀어런스(Endurance; 인내)호가 최초로 남극대륙을 육로로 횡단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사우스 조지아(South Georgia)섬을 출발했다.
일 년 여의 시차를 두고 두 개 팀이 북극과 남극을 향하여 반대 방향으로 여정을 떠났지만 곧 그들은 같은 운명을 만나게 된다. 공교롭게도 북극과 남극에 있던 두 배 모두 단단한 빙벽에 둘러싸여 갇히는 처지가 되어 탐험대 전원이 제대로 된 도전을 해보기도 전에 생명을 건 처절한 사투에 직면했던 것이다.
그런데 극한 상황 가운데 두 팀이 보여준 결과는 정반대였고 그들의 실패와 성공의 배후엔 리더의 역할이 결정적인 변수가 됐다. 한 팀은 대다수 팀원들이 죽음을 맞이한 반면 또 다른 팀은 전원이 무사히 살아 귀환하는 불가능에 가까운 일을 이루어 냈다.
이렇게 극단적인 한계상황이 아니더라도 주변에서 가까이 접하는 모든 조직과 단체, 기업, 국가의 리더가 누구인지 또는 그가 어떤 리더십을 발휘하는지에 따라 속한 모든 사람의 운명이 달라지는 것을 우리는 자주 경험한다.
나는 지난 14년 동안 한국과 유럽에서 위기상황에 처한 기업의 턴어라운드 경영(Turnaround Management) 전문가로 활동해왔다. 총 여섯 개 기업을 대상으로 턴어라운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짧지 않은 기간 기울어진 기업과 그 기업을 이끈 리더들을 관찰하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필자가 만났던 리더들은 각각의 강점과 약점이 현저히 달랐는데, 가까운 위치에서 관찰한 결과 실패한 그들에게서는 공통적인 특징이 발견되었다. 그 특징들을 통해 올바른 리더의 모습이 무엇인지 깊이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 특징들은 필자가 경험한 일부 리더들에게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라면 누구나 쉽게 빠질 수 있는 함정과도 같은 것이다.
향후 칼럼을 통해 그동안 관찰하고 사유해 온 내용들을 정리하며, 실패를 반복하는 리더들이 쉽게 빠지는 네 가지 함정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네 가지 함정들은 특정한 기교나 기술상의 함정이 아니다. 오히려 리더의 가치, 즉 마음가짐이나 태도에 더 가까운 부분이어서, 성공하는 리더가 고려하고 주의해야 할 마음가짐이라 봐도 무방할 것 같다.
네 차례에 걸쳐 이어질 글들은 비단 위기에 처한 기업의 리더들뿐만 아니라 모든 기업의 리더들과 리더가 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이들에게도 유용한 참고가 될 만한 내용을 담고자 한다.
리더에게 필요한 마음가짐은 매우 상식적이며 보편적인 가치여서, 쉽지만 어렵다. 그것은 한없이 자유롭지만 끝없이 무거울 수밖에 없는 결정권자로서의 숙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