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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호 Sungho Kim Feb 05. 2021

빡침의 미학은 때를 기다리는 마음에 있지

직장에서 기왕에 빡치려면

직장생활을 하면서 빡침없이 온전한 평온함 만을 간직하며 사는게 가능하기나 한 것일까? 


다른 사람들은 가장 빡쳤을 때가 언제인지 심히 궁금해지네


그리고 빡친 후에 돌아오는 결과는 과연 무엇일까?


[빡치다] 화나다를 속되게 이르는 말...


빡침이란 사전적 정의를 굳이 들먹일 필요도 없이 화난 것을 의미해. 머리 꼭대기까지 화가 나면 속되지 않을 수가 없는건 어린애도 알걸. 그렇기에 화나다란 상황 자체가 속됨을 가져온다고 난 생각해


모두 그렇겠지만 나 또한 빡치는 것을 너무 너무 싫어해. 피곤하잔아, 때로는 죄책감이나 자괴감도 들고 말이야. 마음의 기력 뿐 아니라 몸의 상태도 다운시키는게 빡치는 거라고. 그러니 누군들 그걸 좋아하겠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쩔수 없이 쳐야 한다면 침으로써 무언가 하나라도 나아지고 개선되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과거에 내가 빡침으로 무언가 바꾸어본 이야기를 세개만 읊어볼께.  채널 바꾸시지들 말어~ 분명히 재미있다구


단, 어느 작장에서 있었던 일이냐고 묻지들 마셔~ 그거 비밀이니까. 


선배 한 놈이 유난히 지랄 지랄 맞았어. 일을 탁월하게 했지만 승질이 지랄같아서 안하무인의 성향을 가지고 있었지. 동네 공터에 날 불러내서 기합을 준 자식도 바로 그놈이었지. 대학에서도 안받던걸 직장에서, 그것도 다큰 성인들이 그런 유치한 짓을 했다구. 평소에도 그랬지만 그날은 더 기고만장해서 하지 말아야할 말을 하더군.  부서원들 모두를 싸잡아 잘라버리던지 해야지 하나 같이 정신 못차린다고 침을 튀어가며 지랄을 했지.  근데, 그 말을 듣는 무리 중에는 내가 따르던 선배도 있었어. 그 형이 되먹지 못한 인간에게 그런 소리 듣고 있는게 너무 화가 나더라구. 하지만 그 인간은 최고책임자가 정말 잘봐서 선배들을 제치고 팀장자리에 먼저 올라갔고 중요 프로젝트들을 다 관장하고 있었지. 내가 할수 있는 것이라곤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는 것뿐이었어. 그리고 머지않아 갈곳을 마련했지. 막상 갈곳이 생기니 한번 해보자는 맘으로 부서최고책임자에게 가서 딜을 해봤어. 


그 녀석의 만행을 공개하며 자르라고 같이 못하겠다고 되도 않는 딜을 한거지... 그리고 짐작대로 장렬하게 나왔어


나름 빡침을 감정적으로 풀지않고 전략적으로 풀 방법을 찾았지만 너무 섣불렀던거지


두번째 빡침은 어느덧 나도 차장을 달았을 때야. 즉, 부서에서 나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었던거지. 근데, 또 그지같은 상사(CFO)를 만났지모야. 처음 6개월은 세상에 둘도없이 잘해줬어. 근데 그후부터 갈구고 타박하고 사장이 날 보내라고 한 교육에도 고집부리며 안보내주고 급기야 인격모독까지 하더군. 그날도 그랬어. 인격모독적인 말을 큰소리로~  숨이 쉬어지지 않아서 건물을 서너번 오르락 내리락 했어. 그리고 밤새 생각했어. 다음날 사장에게 찾아갔지 , 그리고 얘기했어


"사장님, 제 상사를 해고해 주세요. 그 사람은 거기있을 자격이 없습니다. 제가 그 일을 하겠습니다. 더 잘할 수 있습니다."


사장이 웃더군,,, 그리고 찬 콜라를 하나 가져오는거야. 먹고 진정하라고. 


"네가 일을 잘하는건 알지. 그래도 지금 그 사람을 내보내는건 어려워."


"그렇다면 전 떠나겠습니다"


설득이 안먹히자 사장이 제안을 하나 했어. 다른 부서에서도 내가 필요하니 부서를 이동시켜 주겠다고. 그래서 다른부서로 이동을 했어. 예전 상사는 더이상 내 상사가 아니었고 수평적으로 일하게 됐고 난 절반의 승리를 거두었어.  사족이지만, 일년 후 난 다른 기업의 임원으로 갔어. 새로운 회시에서 2년즈음 지났을때 그때 사장이 날 다시 불렀지 "네가 원하던 그 자리 줄께" 그렇게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후 나달라고 들이받았던 그자리를 얻어냈어.


세번째 빡침은 좀더 놀라운 것이었어. 외투기업의 고용사장이라는 자리가 그렇게까지 큰 결정권이 있는 자리는 아니거든.. 그럼에도 당시 사장은 자꾸 이상한 짓을 했어. CFO인 내게 이상한 요구도 했고. 다시말해 불법으로 해석이 가능한... 내게 그런 요구를 할 정도면 다른 사람들에게는 말해 뭐하겠어.


두어번 거절했더니 다른 임원들이나 관리자들을 통해 또 이상한 일을 벌리더라구.  그때 알았어. 그냥 내가 빡침을 표현하는거로는 안된다는 것을.


그래서 거의 일년을 준비했어. 그의 무모하고 부도덕하고 때로는 불법적인 행동의 흔적들을 모은거지... 그리고 때가 되자 그걸 아태지역 총책임자에게 보내서 내부감사를 요청했지. 사태가 너무 급속하게 진전되어 나도 좀 두려웠을 정도야. 결국 내 요구대로 진행되었고 사장은 옷을 벗었어. 


처음엔 빡침이 빡침으로 끝났지. 그냥 감정이었어. 그 다음엔 빡침으로 작은 물결을 만들었어. 하지만 무언가를 바꾸기엔 대부분 미약했어. 한참의 시간이 지나 내게 힘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난 기왕 빡치려면 확실히 바꿀수 있는 길을 찾는 것이 낫다는걸 알았어. 그래서 빡침을 통해 변화를 준비했던것 같아. 그러다 말 것으로 끝내지 않고 빡침의 원인을 바로잡는 긴긴 여정을 걸어간게 달라진 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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