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소녀
시골 버스정류장.
작은 의자 하나와, 손바닥만 한 차 시간표가 전부였다.
한 소녀가 조용히 서 있었다.
의자에 앉지 않고, 고개를 약간 숙인 채,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그 맞은편에서 바라보고 있었다.
그 순간을 셔터로 쉽게 훔치고 싶지 않아
그저 한참을 바라봤다.
그 소녀의 눈빛엔 뭔가 단단한 게 있었다.
바람이 불어도 움직이지 않는 눈동자.
누구를 기다리는 걸까.
혹은, 자신이 자라날 무언가를 기다리는 걸까.
기다린다는 건,
언제 올지 모를 것을 믿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