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류장에서 기다리며

한 소녀

by 박성환

시골 버스정류장.

작은 의자 하나와, 손바닥만 한 차 시간표가 전부였다.


한 소녀가 조용히 서 있었다.

의자에 앉지 않고, 고개를 약간 숙인 채,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그 맞은편에서 바라보고 있었다.

그 순간을 셔터로 쉽게 훔치고 싶지 않아

그저 한참을 바라봤다.


그 소녀의 눈빛엔 뭔가 단단한 게 있었다.

바람이 불어도 움직이지 않는 눈동자.


누구를 기다리는 걸까.

혹은, 자신이 자라날 무언가를 기다리는 걸까.


기다린다는 건,

언제 올지 모를 것을 믿는 일이다.

월, 목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