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편집상 후보들로부터 직접 듣기
매년 2월 말이 되면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린다. 미국 영화가 (그 바람직함의 논란은 일단 뒤로 하고)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크다는 부정할 수 없는 현실 속에서 아카데미 시상식에 모이는 그 관심은 당연히 클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역시 정확히 따지고 보면 미국 국내 영화 시상식일 뿐인 이곳의 외국어 영화상 부문 출품을 위해 얼마나 공을 들이던가. 이렇게 영화계 종사자는 물론이고, 조금이라도 영화에 관심이 있는 대부분이 아카데미 시상식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을 때, 편집에 관련된 사람이라면 이보다 더 흥미로운 세미나가 매년 아카데미 시상식 전 날 열린다. 이게 바로 Invisible Art, Visible Artists라는 이름으로 열리는 행사이다.
ACE(American Cinema Editors)의 주관으로 열리는 이 세미나엔 매년 당해 아카데미 편집상에 후보로 오른 에디터들이 패널로 참여하여 이야기를 나눈다. 올해도 올해 편집상 후보에 오른 MOONLIGHT의 Joi McMillion과 Nat Sanders, ARRIVAL의 Joe Walker, HACKSAW RIDGE의 John Gilbert, LA LA LAND의 Tom Cross, 그리고 HELL OR HIGHT WATER의 Jake Roberts가 모두 참여하여 그들의 경험을 함께 나누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리는 코닥 극장의 지척에서 아카데미 시상식 전 날 아침에 열리는 IAVA(Invisible Art, Visible Artists)엔 매년 수많은 편집 관련 종사자들이 몰린다. 행사의 입장은 무료이며, 선착순 입장이 원칙이다. 보통 10-11시 사이에 시작하는 이 행사에 입장하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서너 시간 전부터 도로까지 죽 늘어서며, 제한된 좌석 수로 인해 또 많은 사람들이 발길을 돌려야 한다. 행사를 찾는 사람들 중엔 Editor, Assistant Editor, Post production supervisor, VFX editor 등 각종 편집 관련 분야에서 현재 일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고, 영화 학교에서 영화를 공부하는 학생들도 있다. 특히, 패널로 참석한 에디터들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눌 기회를 잡기 힘든 학생들로서는, 그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는 이런 기회가 소중할 수밖에 없다. 나 역시 AFI에 다니던 시절부터 이 행사에 눈독을 들이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영화를 거론할 때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사람은 당연히 감독이다. 그리고 그다음이 아마도 촬영감독이지 않을까 싶다. 그에 반해, 편집은 다소 그 스포트라이트에서 비껴서 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영화를 볼 때 편집이 너무 드러나 보이면 안 된다는 말이 있다. '편집'이라는 것에 눈이 너무 쏠리는 순간, 영화 자체에, 그 이야기에서 멀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바로 그런 의미에서 편집을 Invisible Art라고도 부른다. IAVA는 그 속에서 그럼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게 분명한 에디터들을 스포트라이트 안으로 불러들여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을 Visible Artists로 만드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영화는 현장에서 찍히지만, 그 영화가 '영화'가 되는 것은 편집실에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