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

응? 언제 벌써?

by 디에디트랩

영화는 시작에서 나를 놓쳐버렸다.


여자가 그를 사랑하게 되는 과정이 빠져버렸다. 첫눈에 반할 수 있다. 고전 중의 고전 로미오와 줄리엣이 그랬다. 파티에서 첫눈에 본 순간 서로의 목숨을 버릴 수 있을 정도의 사랑에 빠진다.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에서 엘라이자는 그를 보기 전에, 그러니까 수조 속에서 쑥 튀어나와 유리를 치는 그의 손을 잠깐 본 순간 그에게 빠져버린다. 이후 그녀의 행동은 단순한 호기심이라기보다는 이미 사랑에 빠져버린 사람의 모습이다. 둘이 서로에게 감정을 느끼는 과정, 서로를 알아가며 서로에게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끼게 되는 과정이 지나치게 생략되어 버리니, 그 후 그들의 행동, 특히 여자의 행동이 설득력이 없다.


물론, 오프닝부터 영화는 이건 '동화'라는 걸 말하는 듯한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것을 십분 감안하더라도, 내게는 첫 만남에서부터 그들이 사랑을 하는 곳으로의 건너뜀이 너무 심하게 느껴짐은 어쩔 수 없다.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 우리와 다른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냐의 문제는 충분히 공감이 간다. 좋은 의도의 영화이다. 지금의 시대에 참 잘맞는 이야기이다. 다만, 감정적으로 이야기 자체에 나를 끌어들이는 데에는 결국 실패하고 만다.


너무나 좋은 평들이 이어졌던 영화라 기대를 했건만, 보는 내내 남은 시간을 확인하고 시계를 들여다보게 되었다. 아직 나의 영화 보는 눈이 부족한가 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독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