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자들

이 기회에 하는 불평 하나

by 디에디트랩

영화 <내부자들>은 제법 괜찮은 영화였다. 상구의 팔이 잘리는 씬에서 그의 고통을 끈질기게 바라보는 카메라의 느낌도 좋았고, 유머와 긴장의 적절한 조화도 좋았다. 무엇보다도 전체적으로 주요 배역들의 연기가 무게를 잡고 중심을 잃지 않게 버텨주는 느낌이 좋았다. 그 덕에 두 시간이 넘는 러닝 타임 동안 영화가 산만해지지 않을 수 있었다.


영화의 여러 가지 엔딩 방식 중에 개인적으로 무척 거슬려하는 방식이 있다. 이 방식에 대한 불평을 여기서 하면 <내부자들>에게 좀 미안하지만, <내부자들>도 이 방식을 선택했기에 여기서 불평 한 마디 해보려고 한다.


어떠한 상황이, 특히 영화의 클라이맥스와 엔딩을 이루는 부분에서 이야기가 관객이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관객은 '어, 어, 저려면 안되는데. 쟤 정말 왜 저러지?'하고 걱정하고 가슴을 졸인다. 하지만, 결국에 가선 그게 다 괜한 걱정이었음이 드러난다. 사실은 이러저러했다라며 반전이 일어나는 것이다. 관객이 보지 못한 곳에서 인물들 간에 이미 몰래 계획을 했던 것이고, 관객은 그것을 마지막에서야 '플래식 백'을 통해 알게 된다. 반전이라는 이름 아래 자행되는 이러한 방식이 나는 무척 거슬린다. 반전이라는 방식 자체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아니다. 반전은 무척 재미있는 방식이다. <식스 센스>나 <유주얼 서스펙트>와 같은 영화가 보여주는 반전은 무척 흥미로웠다. 다만, 반전을 보여주는 방식 중에서도 '사실은 아까 그 일이 있고, 지금까지 그 사이에 너희들에겐 안 보여주었지만 이런 일이 있었어'라는 방식은 관객인 나를 속이고 우롱하는 것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만일 <내부자들>이 이런 반전의 방식을 택하지 않고, 좀 더 직진으로 나갔더라면 어떤 영화의 모양새가 되었을지 상상해본다. 물론, 그렇게 했을 때 영화가 더 나았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그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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