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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이 프로그래밍 배우는 이유

일 잘하는 사람에서 일 만들어 내는 사람으로

by 코털이 공학박사

회사에서 반도체 선행연구를 하는 사람으로

내가 가장 후회하는 건

프로그래밍을 제대로 배우지 못했다는 것이다.
수박 겉핥기식으로 할 줄은 아는데
이 정도로 충분하지 않다.
이제 와서 다시 배우려고 하니
시간도 돈도 아쉽고 굉장히 피곤하다.
그래도 꼭 배워야 할 기술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배우고 있다.

반도체 하면 전자, 소재, 화학
이런 거 잘해야 하는 거 아닌가 하고
물음표를 던질 수 있다.
나도 그랬으니 당연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업력 7년 차, 박사과정까지 합쳐 16년 차인
반도체 엔지니어의 입장에서
프로그래밍을 꼭 배워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시간효율화를 통한

능력치 향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조금 더 자세히 풀어서 4가지 이유를 들어본다.

1. 사람에 따른 편차 해소
2. 업무 자동화
3. AI 활용능력 극대화
4. 개인 프로젝트로 자아실현

그리고 이 4가지가 가능해지면

단순히 일 잘하는 사람에서

일을 만들어 내는 사람의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그리고 이 단계를 넘어

오직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사람이 된다.



사람에 따른 편차 해소


결국 일을 하는 건 사람이다.
실험 결과가 나왔을 때
필요 없는 데이터는 버리고
필요한 데이터만 추려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각자의 주관적인 해석이 들어가면서
결과가 바뀌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기준을 정해두더라도
사람은 사람이라 주관적인 해석을 피할 수 없다.
거기에 더해서 실적을 잘 만들고 싶다는 욕심은
마음의 눈을 더해
데이터를 왜곡해서 바라보게 만든다
이건 정말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반도체 분야가 점점 미세화 되면서
이런 현상이 점점 심해지고 있고,
데이터를 왜곡시켜서 보는 문제가
요즘은 개발 방향을 흔들어버리거나
개발 속도를 확 늦춰버리는 등
문제를 많이 일으킨다.

그래서 데이터를 처리하는 과정은
프로그래밍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좋다.
내가 직접 손으로 하기보다는
일정한 기준을 정해두고 기계에 맡기는 것이다.
적어도 기계는 욕심이 없어서
거짓말을 만들어 내지는 않기 때문이다.



업무 자동화


일을 하다 보면 정말 바쁘다.
출근부터 퇴근까지 회의가 이어지고
중간중간 짬 나는 시간마다
실험 데이터를 챙겨봐야 하는 게 현실이다.

데이터를 잘 쳐다보고 분석할 시간도 부족한데
설비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다운로드해서
텍스트 파일을 엑셀파일로
일일이 전처리 해서 변환하고
분석 프로그램에 붙여 넣고
데이터를 처리하는 일까지 하려면
시간이 부족한 걸 넘어서 그냥 불가능이다.

그래서 자동화가 필요하다.
앞서 말한 과정을 자동화해서 처리할 수 있다면
내가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생긴다.
내 역량을 발휘할만한 시간이 생긴다는 의미다.

단순히 회사에서
일을 하고 돈을 받는 것으로 만족할 것인지
내가 스스로 역량을 발휘하고 발전 것 인지는
시간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달려 있다.

물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함께하는 팀원들에게 시키면서

해소가 되기는 한다.
하지만, 역량 있는 팀장이라면
팀원들이 스스로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줘야 하는 법 아닐까?

이걸 해결해 줄 방법은 프로그래밍이 쥐고 있다.
반복되는 업무를 자동화하고
간결하게 만들어서
역량을 발휘할 시간을 창출해야 한다.




AI 활용능력 극대화


AI를 활용해야 한다는 말이 많다.

나 역시 나의 삶과 업무에

도움 받기 위해 AI를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많이 고민해 봤다.


그중에 하나가 프로그래밍이었다.

업무를 객관화하고 자동화한다는 측면에서

프로그래밍을 할 줄 안다는 것은

들어가는 시간과 인력을 최소화하고

나의 역량을 가장 극대화해서 보여줄 수 있는

아주 좋은 장점이다.


그래서 Chat GPT가 처음 나왔을 때부터

이걸 활용해서 코딩을 어떻게 해볼까 하고

많이 고민해 보고 노력해 봤다.

시중에 나오는 책을 보고 따라도 해보고

혼자 프로젝트를 진행도 해보는 등

노력해 봤지만, 노력해 본 걸로 끝났다.

효과가 별로 없었다는 이야기다.


원인을 분석해 본 결과는

프로그래밍 지식이 없기 때문에

아무리 AI가 코딩을 해줘 봐야

소귀에 경읽기다.


그냥 코딩이 되어 있을 뿐

내가 써먹을 수는 없었다.


결국 내린 결론은

귀찮고 힘들어도 내가 직접 할 줄 알아야

AI라는 생산성을 높이는 도구를

잘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AI로 나의 생산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프로그래밍을 어느 정도 직접 할 줄 알아야 한다.


그냥 손쉽게 될 거 같았지만 그렇지 않았다.

역시 공짜로 얻을 수 있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개인 프로젝트로 자아실현


프로그래밍을 통해서

시간을 만들어내고

업무 역량을 향상되었다면

슬슬 욕심나는 게 생긴다.


경우에 따라서는

회사에서 진급과 보상에 대한 욕심일 수 도

개인 사업에 대한 욕심일 수도 있다.


나 역시 회사에서 업무 시간을 효율화하고

생각하는 시간을 늘리고 싶은 가장 큰 이유도

나만의 프로젝트를 하고 싶어서이다.

이 프로젝트의 가장 큰 목적은

'돈'을 벌기 위한 파이프라인 창출이다.

블로그, 웹페이지 제작, 주식 투자 등등

본업인 반도체 분야 외에서

파이프라인을 만들고 있는 중이다.


코털이는 개인 프로젝트를 하는 것이

회사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결국 나의 능력치가 올라가는 게

회사에 도움이 안 될 리가 없으니까!


그리고 개인 프로젝트도 진행할만한

수준의 사람이 되었다면

회사에서도 단순히 일을 잘하는 사람을 넘어

일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사람이

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시야가 매우 넓은 사람이라면

새로운 사업을 제안하고 실행할 수 있을 것이고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회사에서의 비효율을 발견, 개선방법을 제안하며

일을 만들어 내는 사람이 될 수가 있다.


핵심은 내가 시간이 생겨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시간을 만들기 위해서는

내가 직접 반복업무를 하면서 고생해서는 안된다.

단순 반복 업무는 기계를 시키는 게 가장 좋다,




코털이의 한 줄


프로그래밍을 배우고 활용해서

시간을 효율화하고 업무능력을 향상하면

회사에서 업무가 효율화되기 시작한다.


효율화된 시간을 바탕으로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업무를 바라보는 시야도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도 넓어진다.


물론 프로그래밍을 배우는 것만이 정답은 아니다.

독서를 통해서 시야를 넓히고 문해력을 높여서

빠르게 맥락을 이해하고

의사결정을 올바르게 하는 방향으로

일을 효율화시킬 수도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일에게 잡아먹힐지

내가 일을 붙들고 갈 것인지

이 주도권 싸움의 승패는

시간이라는 결과물로 나타난다.

내가 나로서 시간을 잘 사용할 수 있을 때

회사에서 내가 소모되지 않게 되며

그렇게 될 때 비로소 삶의 만족도 역시 올라가게 된다.


주어진 많은 일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면

일을 잘하는 사람이라는 소리를 듣는다.

하지만 그 일을 처리하는 방법이

나를 소모하고 있다면 돌아볼 필요가 있다.


프로그래밍은 일을 자동화시켜서

시간의 주도권을 쥘 수 있게 해 준다는 점에서

직장인들이 꼭 배웠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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