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리즘영단어: amadeus, amateur, germinal
영화 <아마데우스>는 천재적인 모차르트와 그의 천재성을 알아본 또 다른 음악가 살리에르와의 관계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모차르트는 천재라는 명칭에 걸맞게, 한번 쓴 악보를 고치는 일이 거의 없었다고 한다.
모차르트의 천재성에 대해 질투와 경외와 시기의 복잡한 감정을 가졌던 살리에르는 모차르트의 악보를 보고, 단 하나의 음표도 고칠 수 없음을 탄식한다. 음표 하나라도 고치면 전체가 이상해질 것 같을 정도로 악보는 완벽했던 것이다.
늘 고치고, 고치고, 고치고 또 고쳤던 또 다른 천재 베토벤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모차르트의 중간이름middle name은 아마데우스amadeus이다. 아마데우스amadeus라는 말은 ‘신이 사랑한자’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ama-는 amor(사랑)에서 볼 수 있듯이, 사랑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라틴어 amare는 사랑한다는 의미이다.
사랑이라는 말은 사람의 이름으로도 흔히 사용된다. 한국에서도 ‘사랑’이라는 이름이 있는 것처럼, 영어권에서는 Amy가 있다. 아마츄어amateur라는 말의 의미는 말 그대로 예술이나, 스포트 등의 활동을 좋아서(ama-)하는 것을 의미한다.
deus는 그리스어로 신을 의미한다. 그리스 신 Zeus와 스펠링이 비슷한 것은 우연이 아닐 것 같다. 신성(神性)은 deity이다. 고대 그리스 희곡의 예술적 장치중에는 deus ex machina 라고 하는 것이 있었다. 극중 전개가 너무 복잡해져서 더 이상 합리적인 해결책이 불가능할 때, 갑자기 신deus이 나타나ex는 장치machina를 이용해서 그때까지의 모든 복잡한 갈등과 관계를 일소에 해결하는 것이다. 드라마 용어이긴 하지만, 현재까지도 여전히 다양한 분야에서 비슷한 상황을 표현하기위해 사용되고 있다.
다시 아마데우스로 돌아가 본다면, 말 그대로 신deus이 사랑한ama 사람이다. 신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비범한 재능gift을 주었다. 하지만, 신의 사랑을 받은 자, 운명이 가혹하다. 그는 겨우 서른 다섯 살에 생을 마감했다(27 January 1756 – 5 December 1791). 사후, 그는 무덤을 특정할 만한 표시도 없이 매장되었다.
천재적인 재능을 부여받고 태어난 사람들이 있다. 마치 하늘이 준give 선물gift을 받은 것이나 다름없다. 주다는 의미의 give와 선물gift는 동일한 어원을 공유한다. 뭔가를 주고받는 행위를 생각하면 두 단어의 관계는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천재는 genius라고도 한다. genius는 사람을 안내하고 보호하는 수호신을 의미하기도 한다. 태어날 때부터라는 의미가 있기 때문에 생기는 것과 관련한 gene으로부터 파생되었다. gene은 생명활동과 탄생, 생산, 발생 등의 의미로 자주 쓰이는 단어다.
generate하면 발생시키다는 뜻이 된다. 자동차에서 계속 전기를 발생하며 배터리를 충전시키는 장치는 generator이다. 발생시킨다는 의미에서, gene의 의미는 germinal에도 포함되어 있다.
germinal은 돋아나는 싹, 봉오리와 같은 식물의 싹틈을 의미한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주변의 책상, 의자, 심지어 핸드폰표면에도 많은 세균germ이 있을 것이다. 적절한 환경이 되면 세균은 아무데서나 자란다.
프랑스 혁명 당시의 역법은 여러모로 동양의 24절기와 비슷하다. 프랑스혁명력French Republican Calendar은 추분점autumnal equinox을 시작으로 해서 1년을 12달, 각 달은 10일을 한주로 구분했다. 한국에서 열흘을 순으로 표현하는 것과 비슷하다. 추분을 한해의 시작으로 삼기 때문인지, 서양에서 대부분의 학기는 가을에 시작한다. 혹은 가을추수가 끝나고 나서야 아이들이 학교에 갈 수 있었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다.
혁명력에 기록된 12달은 그 시기의 자연적 현상을 그대로 이름으로 사용했다. 겨울은 눈이 내리는 뜻으로, 여름은 날이 뜨겁다는 뜻으로, 봄은 꽃이 피거나, 싹이 돋아난다는 뜻에 해당하는 단어를 그대로 사용했다. 싹이 돋아난다는 뜻의 제르미날germinal은 3월 20일, 21일 경부터 시작되는 한달이다. 뒤이어오는 플로리얼Floreal은 꽃이 피어나는 계절이라는 뜻이다.
프랑스 작가 에밀 졸라Emile Zola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1993년 영화 <제르미날>은 탄광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처우와 존엄성을 위해 투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노동자들의 투쟁은 봄날의 싹처럼germinal 강인하게 돋아난다.
마르크스의 저작으로 유명한 <루이 보나파르트의 브뤼메르 18일>에서 브뤼메르Brumaire는 안개의 달을 의미한다. 10월 22, 23, 혹은 24일부터 시작하는 깊은 가을의 달이다. 역사적으로는 나폴레옹이 쿠데타를 일으킨 날로 기록되어 있고, 서기력으로는 1799년 11월 9일이다.
마르크스는 나폴레옹의 쿠데타가 정치경제적으로 의미하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다. 마르크스의 관점에서, 쿠데타는 나폴레옹의 개인적인 능력이나 카리스마에 의한 것이 아니라, 당시의 사회경제적 힘들의 결과였다. 책에서 논의된 사회의 구조와 정치경제에 대한 통찰은 현대자본주의 사회에도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프랑스 혁명을 전후로 해서 혁명력의 달 이름은 종종 중요한 사건의 명칭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테르미도르의 반동The Thermidorian Reaction은 프랑스 혁명이후 로베스 피에르의 공포정치에 대한 반동으로 일어난 사건이다. 테르미도르는 사람이 아니라, 사건이 벌어진 달의 이름이다. 계절로는 여름이지만, 가을부터 시작하는 혁명력으로는 11번째 달이다. 테르미도르thermidor는 “여름의 열기”라는 뜻이다.
Therm은 열기, 온도라는 뜻이다. 현재 이 단어는 영어의 온도계thermometer, 보온병thermos(브랜드 이름)에도 사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