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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현 Mar 17. 2023

르네상스의 태양아래 매너리즘의 싹이 자란다

알고리즘영단어:renaissance, mannerism, revive

르네상스renaissance는 미켈란젤로, 레오나르도 다 빈치, 마키아벨리 등 시대를 초월하는 수많은 문화예술의 천재를 탄생시켰다. 예술, 철학, 문학 등 각 분야에서 현재까지도 추월할 수 없는 천재들이었다. 


르네상스는 말 그대로 그리스와 로마의 문화를 다시 재탄생하게 한다는 의미가 있다. renaissance는 반복과 다시를 의미하는 re- 와 태어난다는 뜻의 nasci가 결합된 말이다. nasci 의 형태는 nascent로도 변화했다. 


nascent는 어떤 것이 발생 초기에 있는 것을 의미한다. 라틴어로는 gnasci와 관계가 있는데, 이것은 gene와 관계가 있다. gnasci와 gene는 중요자음의 위치와 소리가 비슷하다. gene은 유전자, 곧 생명의 발생을 의미한다. 


보편적인 의미에서 생명의 탄생이 태어나는 것은 자연nature과 관계가 깊다. nature가 유래한 natura는 사물의 과정course of things 이라는 의미도 있었다고 한다. 출생 혹은 생명과 관계가 깊은 단어는 대부분 na-로 시작한다. 자연nature, 출생의natal, 배꼽navel 등이 해당한다. prenatal은 말 그대로, 태어나기natal 전pre이므로, 선천적인, 출생전이라는 의미가 있다. 


다시 태어난다는 의미를 갖는 단어는 renaissance 말고도 revive, resurrect, resuscitate등도 있다. revive는 생명vi-을 다시 부여한다는 뜻이다. vi-는 생명을 의미하여 다양한 단어에서 인간의 생명과 관련된 의미를 표현한다. 비타민vitamin, 바이털 사인vital sign, 그리고 19세기 프랑스의 철학자 앙리 베르그송에 의해 유명해진 개념인 elan vital에도 사용된다. 생의 도약이라는 말이다. 


resurrect는 다시re 바르게 한다-rect는 말이다. -rect는 직선, 바른 방향으로 이끌다는 뜻의 reg-로부터 변형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직선으로 움직인다는 뜻이 있어서, 뭔가 쓰러져 있거나, 비뚤어진 것을 바르게 세우는 의미로도 확장되었다. 


인간은 이족보행bipedalism을 하는 직립형 인간homo erectus이다. 직립erectus이라는 말은 erect에서 왔다. erect는 세우다, 높이다는 의미를 갖고 있으며, 남성의 흥분된 신체상태는erection이라고 한다. 


바르게 세운다는 구체적인 의미에서 뭔가가 틀린 것을 바르게 정정한다는 의미로도 사용되어 correct는 틀린 것을 수정한다는 의미로 사용되었다. 비슷하게 고치다, 오류를 수정하다는 의미로도 사용하는 rectify 에도 동일한 rec-가 보인다. 오른쪽, 옳다, 맞다는 뜻의 right 역시, reg-의 의미와 형태가 포함되어 있다. 

resuscitate 는 소생시킨다는 뜻이다. -suscitate는 다시, 아래sus 와 부르다citate는 의미로 나눌 수 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간의 의식이 사라지는 것은 아랫방향, 지하와 관계가 깊다. 프로이트는 인간의 잠재의식subconsciousness을 의식 아래쪽sub에 있는 것으로 보았다. 무의식unconsciousness은 수면아래의 빙산처럼 인간의 의식 저 아래에 위치한다.


위above와 아래below는 아마도 인간이 갖고 있는 가장 보편적이고, 기장 심오하며 가장 직관적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의미라고 할 수 있다. 


오컬트occultism의 기원이라는 헤르메스트리스메기스트Hermes Trismegistus의 에메랄드 명판에 새겨진 문구는,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그러하다”As above, so below라는 말이었다. 이 말은 다시 기독교에 영향을 주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라는 기도문의 한 구절이 된다. 


동양에서 하늘과 땅은 각각, 정신과 물질을 상징하는 것으로 많이 사용된다. 올해를 계묘년이라 부르는 간지의 체계는 하늘에 속한 천간天干과 땅에 속한 지지地支의 결합으로 구성된다.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는 하늘의 요소이고,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는 땅의 요소인 셈이다. 사람들이 천간보다 띠를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그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과 관계가 깊기 때문일 것이다. 


혼백魂魄이라는 말은 하늘로 사라지는 혼과 땅으로 매장되는 백으로 구성된 말이다. 귀신鬼神이라는 말 역시도 음陰에 해당하는 귀와, 양陽에 해당하는 신으로 만들어진 단어다. 음은 땅이고, 양은 하늘이다. 계사전에 하늘은 존귀하고 땅은 비卑하다고 표현되어 있다. 1993년, 올리버 스톤 감독은 <하늘과 땅>Heaven and Earth이라는 제목의 영화를 만들기도 했다. 

누군가가 의식을 잃으면 소리쳐 깨우는 것이 당연하다. citate는 recite에서 볼 수 있듯이, 소리내어 부르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의식을 잃은 누군가를 소리쳐 불러내어 다시 깨어나게 한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부활이나 재생보다 소생의 의미가 더 적절하다. 마치 지하로 침잠된 영혼을 다시 불러내는 것과 같다. 


resuscitate는 의외로 일상생활 가까이에서 널리 사용되는 단어이기도 하다. 심폐소생술CPR은 심장을 의미하는 Cardio, 폐를 의미하는 Pulmonary, 그리고 소생을 의미하는 Resuscitation의 약자로 구성된 말이다. 


인간중심의 그리스 로마의 문화는 르네상스에 이르러 다시 부흥하게 된다. 천재들renaissance man이 많았던 덕에, 어떤 부흥은 너무나 위대하게 부활했다. 위대한 천재들을 뒤따르는 후배들은 매너리즘을 피할 수 없었다. 


매너리즘mannerism은 르네상스 미술의 방식을 계승하면서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에 따라 작품을 구현한 예술형식이라고 정의된다. 일상적으로는 새로운 것을 창출하지 못하고, 기존의 방식에 안주하는 상태를 지칭하는 말로 많이 사용된다. 그래서, 매너리즘에 빠졌다고 하면, 새로운 것을 시도하거나 창출하지 못하고 기존의 것을 답습하는 것을 말한다. 


르네상스시기의 뛰어난 천재들은  절대 뛰어넘을 수 없는 신적인 경지에 이른 예술가들 이었다. 미켈란젤로나 다빈치의 후배 세대 예술가들은 열심히 노력해도 선배예술가들의 아류라는 평가를 극복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새로운 것을 개발하기도 쉽지 않고, 선배의 스타일을 따라잡는 것은 불가능하게 느껴졌을 것이다. 그저, 자기의 스타일을 만들어서 그 범위에서 기존의 것을 추구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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