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리즘영단어: beneficent, benevolent, benefit
장국영이 주연했던 영화 <해피투게더>에서 부에노스아이레스Buenos Aires는 매우 중요한 배경으로 등장한다. 부에노스아이레스는 아르헨티나의 수도이자 가장 큰 도시이다. 남아메리카 동남부 라플라타 강의 하구에 위치한 항구 도시이며, 남아메리카에서 가장 큰 도시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도시의 이름인 부에노스 아이레스는 스페인어로 “좋은 공기good airs” "아름다운 바람"fair winds 라는 뜻이라고 한다. buenos 는 불어의 bone-, bon-등과 같은 계열의 접두사로 좋다good는 뜻을 갖고 있다. 흔히 식사 전의 인사로 사용하는 bon appetite 역시, 즐거운 좋은 식사의 의미로 사용된다. 여행을 떠나는 사람에게는 Bon voyage! 라고 한다.
Aires 는 Air과 같은 계열이다. aria는 흔히 오페라의 아리아와 동일한데, 여기서는 공기를 의미하는 air를 의미한다. 하지만, 노래를 하는데 중요한 것이 호흡이라는 것을 생각해 본다면, 노래를 의미하는 아리아aria가 공기air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좋은 공기가 있는 것처럼, 나쁜 공기를 의미하는 말도 있다. 말라리아Malaria다. 말라리아는 나쁜 공기, 건강에 안좋은 공기라는 뜻을 갖고 있다. 그래서 Malaria는 bad air라고 할 수 있다. Mal- 은 보통 사악한, 나쁜 의미로 사용된다. 사악한 의도, 악한의도는 malice 라고 한다. 어떤 질병이 malignant하다면 그것은 악성이다.
악성의 반대는 benignant 라고 한다. benign은 좋다는 bene 그리고 본질, 성질gene을 의미하는 단어가 결합했다. 친절하고, 온화하다는 의미다. Bene-가 들어가는 단어들은 대부분, 좋은, 선한, 훌륭한 등의 의미와 관계있다.
<말레피센트Maleficent>라는 영화가 있었다. <잠자는 숲속의 공주>의 21세기 헐리우드 버전이라고도 한다. maleficent는 악행mal을 저지르는ficent, 피해를 주는 것을 의미한다. 반대로 beneficent는 선한bene 행동을 하는ficent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자비로운benevolent, 수혜자beneficiary, 이익benefit 등의 단어는 모두 좋다는bene- 것과 관계된 의미를 갖는다.
세익스피어Shakespeare는 훌륭한 극작가이지만, 동시에 훌륭한 작명가이기도 했다. 그가 사용한 등장인물의 이름은 종종 등장인물의 캐릭터를 아주 훌륭하게 보여준다. 세익스피어의 드라마 <십이야Twelfth Night>에 등장하는 멜볼리오Malvolio는 이름을 통해서 그의 성격을 미리 유추할 수 있게 해 준다. 물론, 아주 나쁜 인물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는 충분히 자기중심적이고, 사악한 의도를 갖고 있는 인물이었다.
또 다른 작품인 <로미오와 쥴리엣>에는 벤볼리오Benvolio 라는 로미오의 사촌이 등장한다. 그는 극중 서로 원수 같은 몬테규Montague와 캐퓰럿Capulet 두 가문 사이의 중재역할mediator을 자처했으며, 매우 평화로운peaceful 관계를 지향했다. 이성적이고reasonable 조화와 화해를 추구했던 인물이다. 로미오와 쥴리엣, 그리고 두 가문에 속한 젊은이들의 안타까운 죽음을 목격하고 그 이야기를 전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영어권의 이름은 직업과 관계된 것들이 많다. 널리 알려진 베이커, 스미스, 카펜터스 등은 빵굽는 일, 대장장이, 목수 등의 직업과 관계가 있다. 세익스피어shakespeare는 칼잡이었다는 주장도 있다. 이름으로 보아, 그는 창speare을 던지는shake 사람, 곧 칼을 쓰는 것과 관련한 직업을 가진 조상이 있었을 것이다.
세익스피어는 비록 직접 칼을 들거나 창을 던지는 폭력적인 행위와 관련이 없었지만, 그는 펜을 들었다. “펜은 칼보다 강하다The pen is mightier than the sword”는 말은 세익스피어에게 더욱 잘 어울리는 표현이다. 스펠링은 같지만, pen은 가축을 모아두는 울타리라는 뜻으로도 사용된다
pen은 깃털을 의미하는 프랑스어 pene에서 왔다. 굵은 깃대에 잉크를 적셔서 글을 쓰던 것으로 quill pen이라고도 한다. 아직도 뭔가를 쓴다는 것의 대표적인 아이콘에는 깃털펜이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볼펜, 만년필등은 19세기에 만들어졌다. 그보다 앞서, 연필은 자크 니콜라스 콘테에 의해서 1795년에 발명된다. 하지만 기록에 따르면 깃털펜은 기원전 2세기 경부터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연필이 나오기 전까지 거의 2천년동안 사용된 셈이다.
오랜시간 동안 축적된 상징성 때문인지, 역사적으로 중요한 문서 혹은 행사에는 깃털펜이 등장한다. 영국의 마그나 카르타Magna Carta나 미국독립선언문American Declaration of Independence 등도 역시 깃털 펜으로 작성되었다고 한다. 현재도 미국의 대법원U.S. Supreme Court에서는 회기중에 거위깃털로 만든 펜goose-quill pens을 20개씩 준비해 놓는다고 한다.
화려하고 값비싼 문구류가 넘쳐나도 여전히 연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챨리와 초콜릿 공장Charlie and the Chocolate Factory>, <마틸다Matilda> 등을 썼던 로알드 달Roald Dahl은 종종 아동문학의 세익스피어Shakespeare of Children's literature라고 불리기도 한다. 그는 아침에 글을 쓰기 전, 딕슨 타이콘데로가Dixon Ticonderoga 연필 6자루를 정성스럽게 깍았다고 한다.
<분노의 포도Grapes of Wrath>를 썼던 존 스타인벡John Steinbeck, <밤으로의 긴 여로Long Day’s Journey into Night>의 유진 오닐Eugene O’neill, 그리고 지휘자 레오나드 번스타인Leonard Bernstein 등은 블랙윙Blackwing 602 연필을 즐겨 썼다고 한다. 단순한 문구류가 예술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것이다.
나도 믿는다.
연필을 바꾸면 글도 달라지는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