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적 살던 곳은 작은 ‘면’에 있었는데, 도로변으로 이어진 작은 시가지를 지나 냇가의 징검다리를 건너서 가로등도 없고 포장도 안된 긴 둑방길을 십오분 넘게 걸어서 아카시아 나무 숲을 지나 있는 집이었다. 누나들은 건너건너 시내에 있는 학교들을 다녔는데, 야자가 끝나고 혼자 집에 오기엔 너무 어둡고 위험해서 매일 밤 나랑 어머니랑 손잡고 후레쉬를 들고 시가지까지 마중을 나갔다. 달이 조금 차면 후레쉬를 꺼도 풍경이 은은하게 보이고, 보름 즈음이 되면 달빛 때문에 짙은 그림자가 생길 정도였다. 둑방길 옆엔 달맞이꽃들이 많았는데, 그런 밤이면 노란 잎을 더 활짝 펼치고 있었다. 그래서 달맞이꽃이 잊혀지질 않나보다.
여기, 인도도 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