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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선기 Mar 14. 2017

풍경을 자주 보았다

풍경을 자주 보았다.

스물 다섯 이후로는 풍경이 나의 마음을 채웠다. 매일 나무들의 숲이나 강을 보면서 지냈고, 그 풍경 속을 거닐었다. 음악을 듣고, 담배를 태웠다.

이제는 고등학교때 느꼈던 감정과, 15년 전, 10년 전, 5,6년 전 느꼈던 감정이 비슷하게 느껴진다. 감정을 대하는 스펙트럼이 줄어든 것일까, 혹은 그 스펙트럼이 너무 늘어나서 예전의 감정들이 엇비슷하게 느껴지는 것일까.

사실, 풍경은 어릴 때 가장 많이 보았다. 풍경 속에 살았다. 저수지 둑에서 놀이를 하고, 아카시아나무 길에서 꽃을 따먹고, 딱딱한 나무껍질을 만지며 사슴벌레와 놀았다.

군대에서도, 숲 속에서 살았다. 봄에는 봄꽃을 보고, 여름엔 비오는 숲속을 거닐고, 가을엔 후임을 데리고 단풍길 산책을 다니고, 겨울엔 아침에 새하얀 눈밭을 밟았다.

강이 보이는 풍경. 가끔 함께 풍경을 보고 오래된 사진을 보는 것이 생각난다는 말은,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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