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는 인쇄소의 하루
나는 스티커라벨을 인쇄하고, 제작하는 회사에서 근무한다.
나는 조판/편집 디자이너다.
내가 근무하는 회사는 스티커라벨을 인쇄하는 회사다. 어느 곳 어는 상품에나 붙여져 있는 스티커라벨들은
두루두루 만들어내는 회사라고 보면 된다.
라벨은 상품의 얼굴로써 상품의 가치를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내용물이 아무리 훌룡하고 좋을지언정 상품의 얼굴이 되는 라벨의 모습이 보기 좋지 않다면
소비자들이 1차적으로 상품을 선택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생각한다. 이런 연유로, 그래! 나는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어라고 항상 마음을 다잡으며 일하고 있다.
오늘도 하루가 시작됐다, 아침은 간단히 챙겨 온 견과류 한 줌으로 시작한다. 나이와 더불어 튀어나온 뱃살을 줄이기 위한 나만의 특단의 조치다.
아침에는 거래처에서 들어온 메일을 체크하면서 시작된다, 전날 근무종료 이후로 발주 들어온 건들을 챙겨본다, 바쁘게 아침회의를 진행하고 하루일과 및 우선순위를 정리해 본다.
거래처에서는 라벨들을 발주하면서 디자인 작업사양과, 도안, 수량과 작업일정이 기재돼 있는 문서들을 보내주면 나는 그것들을 체크해서 고객인 보내준 도안을 인쇄할 수 있는 형태로 디자인을 다듬고 편집하는 일을 한다. 그리고 가지고 있는 원지의 규격에 맞춰서 최적의 배열로 원지를 아끼면서 작업성이 나올 수 있는 방식으로 편집을 해준다, 이를 인쇄용어로 하리꼬미(조판) 작업이라고 한다. 조판이 끝나면 완성된 데이터를 가지고 인쇄할 수 있는 판을 만들어준다, 인쇄방식에 따라 여러 가지 형태로 판을 제작하며, 이후 본격적인 인쇄 및 후가공 작업이 들어간다고 보면 된다.
늘 하던 작업들이라 어렵지는 않다. 최근에는 인쇄장비들이 아날로그방식과 디지털방식이 믹스된 방식으로 많이들 작업하는터라, 예전 인쇄방식보다는 많이들 깔끔해졌다고 보면 된다.
아날로그방식과 디지털방식은 각각 나름대로의 장단점들이 있다.
오전업무는 늘 바쁘게 지나간다, 특별히 한일도 없는 것 같은데 벌써 점심시간이 되었다. 집에서 항상 도시락을 싸와서 먹고 있기 때문에 점심때도 늘 사무실 같은 풍경이긴 하다.
점심때는 잠깐동안 머리를 식혀주기도 하고, 간단한 웹서핑을 하기도 한다. 짬을 내서 우리 집 아이들 학교에서 쓸 준비물 및 도서들을 구입하기도 한다.
점심 이후에는 쏟아지는 졸음과 싸우면 일과 2차전을 시작한다. 작업하면서 작은 실수라도 저지르면 최종완성된 라벨을 하나도 사용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작업할 때는 항상 긴장을 놓치지 않으려고 신경을 쓴다. 퇴근 무렵 시간에는 언제나 뒤늦게 들어오는 급발주건들이 꼭꼭! 있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꼭 있더라.
급한 일이 많이 쌓여서 납기일을 맞추기 어려울 경우에는 야근을 하게 되고, 그렇지 않은 날에는 꿀 같은 퇴근을 즐길 수 있다. 꿑같을 달달한 퇴근길에는 늘 마음이 설렌다.
이렇게 오늘 하루업무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날을 다시 또 준비한다.
스티커라벨 조판 편집일은 나에겐 오래된 친구 같은 재미있는 일이다. 물론 힘든 부분도 있지만, 나는 충분히 괜찮다고 생각한다. 나름대로 생각해 본 장점이라면, 여러 가지 분야의 새로운 디자인들을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으며, 세상 돌아가는 유행의 단면을 라벨디자인을 통해서 둘러볼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회사 안에서는 늘 시끄러운 소리와 함께 바쁘게 정신없게 바쁘게 돌아간다. 오늘하루도 철컹철컹 기계 돌아가는 소리를 들으며 신나게 일했으니, 오늘밤 꿈나라에도 철컹철컹 멋진 기차를 타고 신나는 여행을 떠나는 꿈이라도 꾸어보자.
오늘하루도 고생한 직장인들 모두 수고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