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소황 Feb 13. 2023

나라가 허락한 합법적인 도박

단어한주제, 주식

주식투자를 하는 행위를 주식을 한다라고 할 정도로 주식은 굉장히 일상적이고, 널리 통용되는 투자의 한 방법이다. 그렇지만 나는 주식을 믿지 않는다. 아니, 정확히는 다른 방식의 투자를 더 신뢰한다고 표현하는게 맞겠다.


주식은 특정 회사의 지분을 쪼개 사고팔 수 있도록 만들어둔 개념이다. 법인이 되고, 주식회사가 되면서 회사의 주인은 주식이라는 것으로 쪼개놓은 지분을 많이 차지한 사람이 되는 개념으로 이해하고 있다. 물론, 전혀 전문적이지는 않다. 투자에 있어서는 잼병이라. 그냥, 주식을 주제로 사색을 두서없이 늘어놓으려고 이 글을 쓸 뿐이다.


실제로 주식을 산다고 내 손에 쥐어지는 것이 없다는 점에서 주식을 그다지 신뢰하지 않는 편이다. 수많은 조각으로 쪼개어진 기업의 일부를 개념적으로 산다는 것이 이해는 되지만, 주식을 사고파는 대다수의 주변인들은 그저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데에 집중하고 있다. 해당 회사를 잘게 쪼개놓은 한 조각을 사고파는 행위가 그렇게 가볍게 매매행위를 할 사안인가 싶다. 마치 상인처럼 말이다.


결국 싸게 사서 비싸게 판다로 접근하는 주식투자를 '투자'라는 멋들어진 말로 포장해도 될 일인가 싶다. 중국에서 장바구니를 5백 원에 대량 구매해 한국에서 1천 원에 소매로 판매하는 것이랑 뭐가 다를까 싶다. 싸게 사서 비싸게 판다라는 개념에서는 동일하지 않은가? 차라리 눈에 보이는 장바구니를 파는 것이 더 현실적이지 않을까?


투자의 관점으로 진지하게 바라보는 이들은 회사의 성장 가능성과 국제 경제의 흐름, 패권국 간의 이권다툼 등에 의해 시시각각 변해가는 회사의 가치를 주가로 환산해 주당 가치를 매겨가며 가치투자를 실현해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아는 한, 회사가 돈을 많이 번다고 주가가 오르지 않으며, 회사의 경제적 가치가 커진다고 주가 자체가 오르지도 않는다. 주식은 철저하게 '이 회사 주가가 오를 것이다'라는 기대감에 조정받는다고 생각한다.


도박이다. 사람의 기대감이라는 게 어떻게 예측이 가능하고, 과연 투명하게 관리되거나 분석될 수 있을까? 회사의 매출과 영업이익, 실제 자산가치와 무관하게 움직이는 주가라는 것이 어떻게 투자의 대상이라고 할 수 있을까? 국가가 인정한 합법적인 '도박'이라고 나는 생각하고 있다. 카지노가 불법인 우리나라(강원랜드는 예외)에서 합법적으로 즐길 수 있는 도박이라는 관점에서 주식은 어쩌면 재미있는 게임일 수도 있겠다.


그나마 주가가 오르면 그 회사의 가치가 올라가고, 그 회사의 가치가 오르면 대출을 늘려 투자할 수 있을 것이고, 그런 투자가 실현되면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니, 설령 주식투자가 진짜 도박일지라도 나라가 막을 일은 없겠다. 하여간 난 주식투자는 안 한다. 합법적인 카지노에 발 담가 여윳돈으로 도박을 해볼 생각은 있지만.



https://brunch.co.kr/magazine/subject

주변의 단어 하나를 주제로 사색을 해보고, 글로 남깁니다. 타인의 시선이 궁금하신 분은 한 번쯤 관심 가져주세요. 함께 생각을 나누어주셔도 좋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사라져버린 멀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