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도쿄는 일루미네이션에 진심이다

by 김성진

생각해 보니 12월에 도쿄를 찾은 일이 많았다.


내가 처음 도쿄에 갔던 게 2006년 12월이었고, 6년 뒤인 2012년 12월에도 도쿄에 갔다. (물론 그사이에 일본 여러 곳을 방문했다) 2015, 2016, 2017년에는 3년 연속 12월에 도쿄에 갔다. 12월에 일본을 간 것은 도쿄뿐이다.


일본이 우리나라보다 남쪽에 있어 12월 초중순은 여행하기 무난한 계절이다. 그렇다고 그 시기에 항상 도쿄 여행한 것은 아니었다. 12월에 도쿄, 요코하마에서 열렸던 클럽 월드컵이나 축구 대표팀 취재를 하러 갔다.


IMG_0395.JPG 레알 마드리드의 우승으로 끝난 2016년 클럽 월드컵 결승


그래서 위에 언급했던 해에 방문했던 기간도 비슷하다. 보통 12월 10일 전후에 가서 15일 전후에 돌아왔다. 계속 다니다 보니 그 기간 날씨가 어떤지도 잘 알았다. 한국에서 출발할 때야 두툼한 아우터를 입어야 했지만 수트케이스에는 경량 패딩과 머플러, 장갑을 챙겼다. 밤늦게 돌아다니지만 않는다면 그렇게만 입어도 12월의 도쿄 날씨를 상대할 수 있었다.


12월의 도쿄 하늘이 참 좋았다. 맑은 하늘은 쌀쌀한 날씨 속에서도 상쾌함을 느끼게 했다. 더구나 한국은 미세먼지로 하늘이 뿌옇기에 도쿄 하늘이 더욱더 청명하게 다가왔었다.


12월의 도쿄는 맑음


12월 도쿄에 가면 꼭 먹는 음식이 두 가지 있었다. 차가워진 몸을 녹여주는 음식들로 모츠나베와 샤부샤부였다. 내가 자주 찾은 곳을 둘 다 신주쿠에 있다.


우선 모츠나베는 아카카라(赤から)라는 곳이다. 구글 맵에서 검색하면 신주쿠에만 체인점이 4군데가 나온다. 그중 내가 항상 찾는 곳은 신주쿠 가부키초 거리 근처에 있는 곳이다.



매콤한 모츠나베에 하이볼 한 잔이 딱 어울리는 곳이다. 매콤한 국물 요리지만 한국인 입맛에는 그리 맵지 않다. 1에서 10까지 매운 단계를 선택할 수 있는데 한국인은 1~2단계는 매운맛이 심심하다고 느낄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5~7 정도로 주문하면 될 듯싶다.


모츠나베.JPG 떡볶이 맛 같은 모츠나베

저녁 시간에 웨이팅이 있는 곳이지만 시간 대가 잘 맞으면 대기 없이 바로 자리에 앉을 수 있다.


다른 한 곳은 나베조다. 무한 리필 샤브샤브, 스키야키 가게인데 피크 타임보다 조금 일찍 가면 여유 있게 즐길 수 있다. 개인적으로 스키야키는 먹어보지 않았으나 샤부샤부를 즐기는 것만으로도 만족하지 않을까 싶다.


샤부샤부.JPG 쇠고기가 으리으리

글을 쓰면서 검색하니, 여태 몰랐는데 신주쿠에 두 군데가 있었다. 나는 모모 파라다이스 신주쿠 메이지도리점에서 항상 즐겼다.



음식 얘기를 했지만 12월 도쿄의 매력은 일루미네이션이다. 일루미네이션에 진심이라고 할 만큼 도시 곳곳이 키라키라(きらきら, 반짝반짝)한다.


에비스.JPG 처음 보면 크기에 압도당한다


그중 가장 유명한 스팟은 에비스 가든 플레이스의 이터널 라이트라는 대형 샹들리에일 것이다.


맥주박물관.JPG 사실 에비스는 여기가 메인


에비스 가든 플레이스 자체가 유명한 관광지라 워낙 화려한 일루미네이션을 해놨다. 특히 에비스맥주박물관 앞에 있는 이터널 라이트는 볼 때마다 웅장함을 느끼게 한다. 에비스맥주박물관 가서 맥주 한잔하기 전에 꼭 이터널 라이트 앞에서 연신 사진을 찍는 게 하나의 패턴이 될 정도다.


신주쿠.JPG 반짝거리는 신주쿠

신주쿠역 주위의 일루미네이션도 매력적이다. 신주쿠역 남측 주위를 감싼 화려한 불빛은 가는 길을 멈추게 했다. 많은 이들이 신주쿠역 근처에 숙박하기에 언제든지 지나가다 볼 수 있는 곳이다. 나도 신주쿠에서 저녁식사를 하면 꼭 이곳을 한 번씩 지나가 인증샷을 남겼다.


롯폰기.JPEG 저 멀리 보이는 도쿄타워와 하나로 잘 어울린다


여기에 롯폰기 케야키자카 거리를 수놓은 엄청난 전구에서 빛은 바로 인스타에 사진을 올리게 만드는 곳이다. 가는 길을 멈추고 반짝거리는 거리를 지켜보게 한다.


일루미네이션과 함께 12월이 되면 일본에서는 항상 들리는 노래가 있다. ‘시티팝의 거장’ 야마시타 타츠로의 <크리스마스이브>다. 1983년 12월에 발매된 이 노래는 여전히 사랑받는 일본의 국민 크리스마스 노래다.


도쿄의 일루미네이션과 야마시타 타츠로의 노래는 참 잘 어울리는 조합이다. 내가 12월의 도쿄를 좋아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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