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을 할 때 여행하는 지역의 스포츠 경기 스케줄을 확인한다. 시간 여력이 된다면 그 지역에 있는 경기를 보러 가려고 한다. 경기가 없다면 경기장이라도 가보려고 한다. 물론 출장으로 간다면 경기가 메인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
자주 다녔던 일본 출장도 마찬가지다. 경기 취재를 위한 출장이 아니어도 1~2경기 정도는 보려고 한다. 그래서 J리그도 곧잘 관전했다. 사전에 취재 신청을 해서 기자석에서 볼 때도 있고, 선수나 구단 관계자의 도움으로 티켓을 받아 관계자석에 앉아서 경기를 볼 때도 있다.
2012년 12월의 일본 방문도 그러했다. 이때의 주목적은 FIFA 클럽 월드컵이었다.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팀인 첼시가 클럽 월드컵 참가를 위해 일본에 왔다. 나도 첼시의 대회 첫 경기였던 준결승 날에 맞춰 일본에 입국했다. 그리고 스케줄을 보니 당시 2012년 12월 15일에 오미야 아르디자와 가와사키 프론탈레가 맞붙는 천황배 경기가 있었다. 이때 오미야에는 한국 선수가 활약하고 있었다. 최근에 쿠팡플레이의 프로그램 ‘슈팅스타’에 출연한 조영철이다.
(↑ 아마 내 기억에 내가 쓴 조영철에 대한 첫 번째 기사였을 것이다)
조영철과는 오랜 인연이 이어지고 있다. 조영철을 처음 알게 된 때는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조영철은 2009년 U-20 월드컵을 준비하는 U-18 대표팀 공격수였다. 그리고 고교 3학년이던 2007년에 일본 요코하마 FC에 입단해서 프로 선수로 뛰고 있었다. 조영철의 에이전트가 장래가 촉망되는 선수라고 소개해 줬고 근 20년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도 꾸준히 연락하며 지내고 있다.
조영철과는 꾸준히 만났지만 일본에서 뛰는 모습을 보는 것은 2012년의 겨울이 처음이었다. 사전에 경기를 보고 싶다고 하니 구단에 얘기해서 티켓을 준비하겠다는 연락이 왔다. 국내에서는 대표팀에서 뛰는 모습만 봤기에 프로팀에서 뛰는 조영철의 모습이 몹시 궁금했다.
숙소 위치였던 신주쿠에서 오미야까지는 수월하게 갔다. 신주쿠역에서 쇼난신주쿠라인을 타고 4정거장만 가면 오미야역에 도착했다. 오미야역은 2007년 전북현대의 AFC 챔피언스리그 8강 우라와 레즈 원정경기 취재 때 묵었던 호텔이 있던 곳이었다. 5년 만에 다시 오미야역을 찾은 셈이었다.
그런데 오미야역에서 경기장인 NACK 5 스타디움 오미야까지 가는 루트가 고민이었다. 지도 앱을 켜보니 걸어서는 대략 20분이 걸렸다. 걸어갈지 생각하다 바로 포기하고 역 앞에 서 있던 택시를 타고 이동하기로 했다.
나이 든 택시 기사가 어눌한 일본어 발음에 외국인인 것을 눈치챈 듯 말을 걸었다.
“한국인입니까?”
“네 한국인입니다. 오미야 아르디자 선수 조영철의 형입니다.”
택시 기사는 조영철을 아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조영철은 오미야 아르디자에서 특급 스타의 위상이었다. ‘영철’의 일본식 발음인 ‘욘초루’는 이름이자 별명이었다. 외국인 선수인데도 일본 선수들 못지않게 팬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조영철이 팬들에게 성심을 다하는 행동도 사랑을 받는 이유였다.
그리고 내가 ‘형’이라고 하자 놀란 눈치였다. 사실 마땅한 단어가 생각이 나지 않아 ‘형’이라는 단어를 썼다. (나이로 보면 큰 형뻘이기도 하니…) 나중에 조영철에게 그 얘기를 하자 크게 웃었던 기억이 난다.
그 뒤로도 짧은 일본어로 몇 마디를 더 주고받았다. 택시 기사는 관광지가 아닐 수도 있는 오미야역에 이방인이 와서 축구장을 가는 모습이 신선했었나 보다.
10분도 채 걸리지 않아 도착했다. 눈앞에는 15,000석의 아담한 축구전용구장이 눈에 들어왔다. 오미야 아르디자의 홈경기장인 NACK 5 스타디움 오미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