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타워를 바라보며 즐기는 한 겨울의 샤부샤부

by 김성진
KakaoTalk_20250713_185114127.jpg 도쿄 신주쿠에 있는 나베조의 샤부샤부

가끔 근처에 샤부샤부 음식점이 있는지 찾아본다. 펄펄 끓는 육수에 살짝 쇠고기를 익힌 뒤 입에 한가득 집어넣어 먹는다. 음식이 나올 때까지 대기하는 시간도 없어 허기진 배를 빨리 채우기에도 적절하다. 담백한 육수는 뱃속을 따뜻하게 한다. 거의 같은 음식이라 할 수 있는 훠궈는 잘 찾지 않지만, 샤부샤부는 자주 먹는 편이다.


더운 날, 추운 날 가리지 않고 즐긴다. 최근에는 서울 종로 서울파이낸스센터 지하에 있는 샤부샤부 음식점을 새로 알았다. 가끔 즐기기 좋을 듯하다.



지금까지 많은 샤부샤부 음식점을 찾아 먹었지만, 그래도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이 있다. 2012년 겨울에 일본 도쿄 에비스 가든 플레이스 타워에 있는 샤부샤부 음식점이었다.


이곳은 조영철이 예약한 곳이었다. 지난 글(12월의 오미야, 욘초루(ヨンチョル)를 만나러 가는 길)에서 밝혔듯이 조영철이 뛰는 경기를 지켜봤다. 조영철의 소속팀 오미야 아르디자가 4-3으로 강팀인 가와사키 프론탈레에 승리했다. 조영철은 선발로 나와 후반 도중 교체아웃 됐다.

P1080984.JPG 오미야의 승리
P1080992.JPG 조영철이 동료 선수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경기 후 선수 출입구에서 조영철을 잠시 만났다. 승리해서 기분이 좋았던 조영철은 식당을 하나 예약했다면서 근처에서 기다려달라고 했다. 난 오미야역 쪽으로 천천히 걸어가면서 NACK 5 스타디움에 갈 때 놓쳤던 거리의 풍경을 하나씩 살펴봤다. 오미야역과 NACK 5 스타디움의 중간 정도 위치에는 오미야 팬들로도 북적이던 구단의 오피셜 스토어가 있었다. 그 안을 잠깐 둘러보니 조영철의 사진과 관련 상품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IMG_0759.JPG 조영철은 오미야의 완판남이었다.


스마트폰 충전도 할 겸 오미야역 근처의 한 카페에 들렀다. 1시간 정도 지났을까? 조영철의 연락이 왔다. 운전해서 가고 있으니 역 근처 어디에 나와 있으라는 말이었다. 조영철은 시간 맞춰 나를 픽업했다.


“경기 고생했어! 그런데 우리 어디로 가는 거야?”
“추우니까 따뜻한 거 먹으러 가요.”


한 1시간 좀 못 되게 달렸을까? 조영철이 운전해서 간 곳은 에비스였다. 에비스는 도쿄 여행의 필수 코스다. 에비스역 앞에 있는 에비스 가든 플레이스 자체가 하나의 유명 관광지였다. 미술관 같은 관광할 장소가 많고 다이칸야마, 메구로 등 에비스 근처도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이다.


나도 에비스는 여러 번 왔다. 특히 에비스 가든 플레이스 안에 있는 삿포로 맥주 기념관은 도쿄에 갈 때마다 꼭 들린 곳이다. 삿포로 맥주 기념관에서는 삿포로 맥주에 대한 다양한 전시물과 여러 삿포로 맥주를 즐길 수 있다. 삿포로 맥주에서 파는 크래커는 맥주 안주로 제격이다.


IMG_5568.JPG 에비스 맥주 기념관은 사실 맥주 마시러 가는 곳이다


조영철은 에비스 가든 플레이스 타워에 주차했다. 그리고 고층을 눌렀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는 반짝이는 도쿄 야경부터 한눈에 들어왔다. 예약한 장소에 가니 한 중년 일본인 여성이 기다리고 있었다. 조영철 등 여러 한국 선수를 일본에서 케어해주고 계시는 요코카와 미츠루상이었다.


한국어, 일본어 섞어 가며 이야기를 나눴다. 주문한 음식이 나오자 모두 환호를 내질렀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샤부샤부 고기보다 더 큼직한 고기가 눈앞에 놓였다. 젓가락으로 한 점 집어 육수에 푹 담근 뒤 입에 넣었다. 입안을 가득 채운 고기가 식욕을 더욱더 돋웠다.


IMG_0760.JPG 으리으리한 크기의 샤부샤부 고기


먹고 또 먹고, 다 먹으면 추가해서 또 먹었다. 반짝이는 선홍색을 빛내는 쇠고기의 매력에 푹 빠지며 제대로 샤부샤부를 즐겼다. (글을 쓰면서 이 샤부샤부 음식점 이름이 궁금해 찾아봤는데, 13년이 지나서 그런지 없어진 듯하다)


IMG_0765.JPG 당시 내가 만들던 축구 매거진 F&을 선물로 갖고 갔다. 지금 F&은 휴간(이라 쓰고 폐간이라 읽는다) 중


배가 어느 정도 차니 테이블 옆 야경이 다시 눈에 들어왔다. 반짝이는 야경 사이에, 저 멀리 도쿄 타워가 보였다. 그 모습에 또 한 번 즐거워했다. 그 어느 때보다 반짝였던 12월의 밤이었다.


IMG_0769.JPG 저 멀리 작게나마 도쿄 타워가 보인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12월의 오미야, 욘초루(ヨンチョル)를 만나러 가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