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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네이트 Apr 01. 2017

'죽은 시인의 사회'를 읽고 한마디...

26번째로 읽게 되는 책 입니다.

 

 아들이 고등학교에 입학을 했습니다. 중학교와는 다른게 나름의 목적을 가지고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침 7시에 학교를 가서 집에 저녁 11시가 되야 돌아오곤 합니다, 문득 예전에 봤던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가 떠올랐습니다. 글쎄 왜 그것이 떠올랐는지 모르겠지만, 로빈 윌리엄스의 촉촉한 눈망울과 '카르페 디엠' 외치는 아이들이 모습(물론 지금은 아니겠지만)이 생생하게 자리를 잡았습니다. 고등학생이 된 아이와 영화에서의 아이들의 모습이 오버랩이 되는 것은 크게 무리가 아닌듯 합니다. 어쩌면 아들이 현재 좋은 대학과 좋은 학과로의 포커싱이 맞는 것인지, 혹은 아이가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다는 것이 자신의 확신과 즐거움 혹은 만족에 기인한 것인지 새삼 궁금함이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아이와 같이 책을 봐야 겠다는 생각으로 책을 구입했지만, 읽고 나서 그래야 하는지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암튼 '죽은 시인의 사회'는 그렇게 구입을 하게 되었습니다.

 

 책의 표지에 행복해하는 아이들과 로빈 윌리엄스의 얼굴이 왠지 밝은 토요일 오후를 더욱 기분 좋게 만들고 있습니다.

 

 나는 아이에게 자신있게 '카르페 디엠'을 외치며 말하라 할 수 있을까? 생각을 해봅니다. 무한경쟁의 시대에 나름의 스펙으로 또 따른 2차전을, 물론 그 2차전은 바로 이어질 3차전의 전조일 뿐이지만, 준비해야 하는 아이에게 키딩 선생님와 같은 카르페 디엠을 말 할 수 있을지... 사실 자신이 없습니다.

 

 '빌둥스 로망'이란 것이 있습니다. '성장 소설'로 번역을 하면 될 듯 합니다. 아이들이 성장을 하면서 겪어야 할 일들과 어떻게 성장통을 이겨내야 하는지를 말하는 소설, 아마도 이 영화(일반적으로는 소설이 영화로 되는 경우가 다반사가 아닌가 생각을 했는데, 이 책은 영화를 소설화 한것이라는 특이한 사실도 책을 보면서 알게되었습니다)도 그에 대한 무게감과 이겨내는 방식을 말하고 있는듯 합니다.

 

 문제는 이겨내는 방식은 있지만 그에 대한 뚜렷한 대안은 없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개미와 베짱이 동화를 보면 개미들은 베짱이의 '카르페 디엠'에 조소와 비난을 기반으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거의 대부분 2017년을 살고 있는 부모들의 입장이 바로 개미가 아닐까 생각을 해 봅니다. 물론 영화를 볼때는 감동과 전율을 맞이하고는 하지만, 사실 현실에서는 눈을 뜨면 아이에게 개미가 되라고 쌍심지를 켜고 있는 것입니다. 길에서 르완다를 보면, 내심 아이가 그런 친구와 어울리기를 원하지 않고, 슬쩍 슬쩍 아이에게 '저 놈 커서 뭐 될까?'라는 식의 부정의 언어와 눈길을 보낸고 합니다. 그래소 힘들어 하는 아이에게 '카르페 디엠'을 알리는 자신의 모습에서 많은 모순을 느끼게 됩니다.

 

'죽은 시인의 사회', 즉 그 사회에서는 살아있는 자는 준회원에 머물수 밖에는 없는 것입니다. 소로우의 삶을 살려는 시인이 그 사회에서 정회원이 되려면... 자신이 원하는 삶, 즉 카르페 디엠은 죽음이라는 도식이 형성된다는 것은 어짜피 이상형이며, 그것은 어짜피 현실에서는 이루어 질 수 없는 삶을 의미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에 이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닉은 이상형에 도달한 것이고 나머지 죽은 시인 회원(준회원)은 어떻게 이 난관을 등에 지고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나름의 답을 제시하는 것이 아닐까하는 추측에 이르게 됩니다.

 

그렇다면 이제 다시 현실로 들어와 아이를 보고, 아이의 시선에서 무엇을 해야 아이가 들고 가야할 짐의 무게로를 심리적으로 줄여서 가게 할지... 참 어렵다는 생각이 듭니다. 15살에는 15살의 눈으로 세상을 보게 되고, 30에는 30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것이 당연할 텐데, 48살의 눈으로 고등학교 1학년의 아이에게 무엇을 어떻게 어느 길이 옳다고 말해야 하는지...

 

일단 아이가 이 책을 읽고 한번 아이와 이야기를 해봐야 겠습니다. 이미 살아온 눈으로 살아갈 아이에게 방향을 제시하는 어리석음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책을 읽고 한마디를 쓰면서 어른으로써 사는 것이 참 쉽지 않구나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단순한 감동에 머무는 책이 아니였다라는 생각이 강하게 드는 화창한 토요일 오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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