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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네이트 Apr 19. 2017

나는 개새끼 입니다를 읽고 한마디...

30번째로 읽게 되는 책 입니다.

 

입에 쓴 약.

몸에 좋다고 꼭 먹어야 할까.

몸만 좋으면 입은 희생해도 되는 걸까.

혹시 입도 내 몸의 일부라는 사실을 잊은 건 아닐까.

 

입에 단 술.

몸에 나쁘다고 꼭 피해야 할까.

몸이 싫어하면 입이 좋아해도 끊어야 할까.

혹시 입도 내 몸의 일부라는 사실을 잊은 건 아닐까.

 

말 나온 김에 한마디만 더.

내일을 위해 오늘을 희생해야 할까.

혹시 오늘도 내 인생의 일부라는 사실을 잊은 건 아닐까.

 

한마디를 서두를 무엇으로 시작할까 고민하다 '약과 술'이라는 글로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입에 쓴 약이 몸에는 좋다'라는 글, 항상 옳은 것이고, 의심의 여지가 없던 글...

논리의 전환을 일으키니 어쩌면 이런한 글이 정권을 유지하기 위한 쇠뇌의 방편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미치게 됩니다. 매번 말로만 '모든 반짝이는 것이 금이 아니다'했을 뿐이고, 사고와 행동은 전혀 변하지 않고 있는 자신의 초라함을 보게됩니다.

 

책은 전반적으로 일반적인 사고의 전이를 이끌고 내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법은 만인 앞에 평등하다 5천만에서 만인을 뺀 4천9백9십9만 명은 평등이나 형평을 기대하지 마라' '헌법은 헌 법이다' 등.

이런생각을 했습니다. 지금까지 눈에 보이지 않았던 것은 보이지 않았던 것이 아니라, 보지 않으려 했다는 사실, 책을 읽으면서 보였다는 것이 확실한 이에 대한 반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책에는 많은 글자로 도배가 되어있지 않습니다. 약간의 그림과 직관적 한마디, 그리고 가득채운 그림들, 하지만 작가는 적은 글과 그림만으로 독자에게 대단히 많은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그 전달이 단순한 전달이 아니라, 어쩌면 반성하는 시민으로, 혹은 행동하는 시민으로의 전이로까지 강한 견인의 역할을 하고 있는 듯 합니다. 그래서 참 많은 이야기를 어딘지는 모르겠지만 담을 수 있었던 듯 합니다. 그래서 정철이란 작가가 대단해 보입니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그도 '모든 반짝이는 것이 금이 아니다'라는 사실에 많은 부분은 벗어나 있어보인다는 위험을 내포하기도 합니다.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좀더 쉽게 얻는 방법이 작가의 표현을 빌면, 이씨와 해씨가 만나고, 공씨와 감씨가 만나야 하기 때문인데... 역사의 평가는 좀더 시간을 두는 것이 바램직해 보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왜 제목이 나는 개새끼 입니다' 일까? 그냥 '나는 개 입니다'가 정말 자신의 문제점을 말하려고 했다면 좀더 바람직한 것은 아닐까? 보기에 따라서는 문제점의 회피가 보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런 의도에서 혹은 의도치 않은 생각에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개새끼'가 되는 순간, 문제점은 바로 '개', 즉 우리들에 앞선 세대에게 돌아가기 때문입니다. 작가와 같은 자투리 생각을 한번 해봤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글이란게 참 무섭기도 하면서 힘이 있구나 싶었습니다. 또한 글을 쓴다는 것이 참 힘든 작업이겠구나 싶기도 했습니다. 그 글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 참 많은 고민을 했겠다 싶었기 때문입니다. 말 장난이라 폄하하기에는 말하려는 내용이 가볍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세상이 많이 변했구나 싶기도 했습니다. 이전 같으면 이런 글이 활자화 될 수 있었을까 싶었기 때문입니다. 책을 다 읽고 판수를 보니 생각보다 많이 팔리지는 않았던 듯 싶어서 아쉽기도 했습니다. 이런 책은 사실 많이 읽으면 좋았겠다 싶었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창의력은 암기라는, 가만히 보니 요즘은 수학도 암기를 하더라구요, 사고의 정체가 아닌 사고의 틀기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잠깐 이런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양반들이 많아야 겠다. 그런데 문득 드는 생각은 나부터 이런 글을 좀더 써야겠다로 바꿨습니다. 진정 학습효과가 아닐 수 없습니다.

 

마무리는 시작과 같이 책속의 글로 하려합니다.

 

호박꽃의 꽃말은 해독입니다.

 

몸속의 독뿐 아니라 마음속의 독까지 풀어줍니다.

스스로 가장 낮은 자리로 내려감으로써

남보다 아름답고자 하는 모든 꽃들의 소망을 들어줍니다.

그들의 맺힌 마음을 다 풀어줍니다.

그 따뜻한 마음이 장미보다 백합보다 아름답지 않습니까.

 

이제 호박꽃도 꽃이다, 라고 말하지 마세요.

호박꽃이 꽃이다, 라고 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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