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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네이트 Jun 01. 2017

게코스키의 독서 편력을 읽고 한마디...

42번째로 읽게 되는 책 입니다.


'그래도 읽기는 중요하다. '읽기'는 내게 언제나 중요한 일이었다. 나는 먹는 것과 숨 쉬는 것을 멈출 수 없듯이 읽기를 그만둘 수 없다. 버스를 타거나 화장싱에 있을 때, 혹은 치과에서 순서를 기다릴 때처럼 아주 짧은 시간 혼자 있게 될 때 뭔가 읽을 것이 없으면 마음이 정말 편치 않다'


'찰스 램은 빈번히 인용되는 구절에서 자신은 '다른 사람의 정신 속에서 자신을 잃은 과정'을 좋아했노라고 했는데, 그것이 바로 내가 한 일이다'


'<황무지>를 다시 읽었을 때, 나는 시가 너무도 달라진 걸 알고 깜짝 놀랐다. 아마 그 사이에 나 역시 달라졌으리라. 엘리엇이 <전통과 개인의 재능>에서 적절하게 지적했듯이, 텍스트는 독자의 상황이 달라지면 그 의이가 바뀐다'


'우리는 우리가 읽는 방식과 저자들, 우리가 읽는 책의 내용, 그리고 그것을 우리에게 전달하는 사람들, 또한 우리가 그 내용을 전달하게 될 사람들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독서는 자신과 타인과 세계를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방식이다'

 사는 곳이 틀리고, 살던 때가 틀려도 뭔가 똑같이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또한 책을 읽는 내내 게코스키라는 양반이 '참 부럽다'라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도 없었습니다.

책을 왜 읽을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느 순간에는 지식의 함양이라는 이유도 있었고, 어느 순간에는 지식을 들여내기 위해서라는 이유도 없지 않았을 것입니다. 물론 산적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 읽었고, 아픈 마음을 달래기 위해서도... 좀더 거창하게 말하자면 삶의 라는 마라톤에 나의 정체성의 확립을 위해, 그 길에서 벗어남에서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그러나 가만히 보니 그냥 읽었던 것입니다.

움직이고 살기 위해서 밥을 먹고, 친구를 만나 흉금을 털기위해 소주를 마시듯이, 그냥 읽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이 경제가 되었건, 경영이 되었건, 마케팅이 되었건, 고전이건 사실은 그냥 책을 읽었던 것입니다. 읽고 서재에 한권 한권 쌓이는 재미가, 어쩌면 뭔가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도움이 되겠지 하는 막연함에...


이런 책을 한번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이 양반처럼 인생에 날카로운 자국이 될 만한 책이 무엇인지는 생각해보지 않았지만, 그런 책을 통해 작가와의 또 다른 대화를 한번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서재를 머리속에 떠올려 봅니다. 박찬호가 한참 잘할때 다저스의 타선과 타율을 줄줄이 외는 것 처럼, 머리에 책들의 그림이 떠오릅니다. 강신주는 서재의 어디에 있고, 그의 책은 감정수업 부터 몇번이 나란히 있는지, 무라카미도 떠오르고 대망도... 아이가 아빠 XXX책 있어?라고 하면 있으면 정말 마술을 부린듯이 책을 찾아냅니다. 해가 오르기 전 어슴푸레한 밝음에 서재에 앉아 책 내음을 맡는 상상을 해봅니다. 그리고 보니 책은 읽어서도 좋지만 있는 것 자체만으로도 굉장한 기쁜이 아닐까 싶습니다. 6월에 읽으려는 책을 주문했습니다. 이전에는 한권씩 샀지만 요즘은 중고도서를 이용해서 한번사면 3분의 1도 되지 않는 값에 양질의 책을 볼 수 있다는 기쁨도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정신 속에서 자신을 잃은 과정' 이라는 말을 다시금 음미해 봅니다. 너무나 멋진 말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런건 어떨까 싶습니다.
'다른 사람의 정신 속에서 자신을 잃은 과정을 통해 새로운 자신을 볼 수 있게하는 작업', 책을 읽다보면 제일 아쉬운 부분이 이해만하고 마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작가의 생각으로 세상을 보고나서 그렇구나 하고마는... 그러다보니 자신은 없어지고 나의 자리에 작가만 남게되는, 물론 작가를 넘어서겠다는 어리석음을 종종 범하는 실수를 스스로도 보긴 하지만, 그보다는 새로운 나를 보는 것이 책을 읽는 맛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2+2=4'라는 도식에서 진정 해방이 되어야 할 듯 합니다. 물론 지금까지의 교육이 만들어 놓은 덫이기는 하지만, 책을 읽는 이유는 저자의 의도와 저가가 보는  세계관과 현재의 실상황속에서 만들어지는 세상을 직접보고 만드는 것이 되야 하는 것입니다. 물론 그것이 어설프고 덜 익은 음식일지라도 그 세계라는 것을 직접 요리하지 않는다면 결국 평생을 인스턴트라는 찍혀진 음식만 먹게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밖에는 없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개인적인 아쉬움은 대화가 되지 않는 다는 사실입니다. 그의 지식의 정도의 차이는 기본으로 일단 읽었던 책이 많이 없는지라, 그의 사유와의 대화가 있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키우나니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뒤섞나니 기억과 욕망을...'

4월이 가장 잔인한 달로 끝이 났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6월이 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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