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삼일의 늪에서 탈출하는 법

ADHD 성향을 위한 '말랑말랑한' 루틴 만들기

by 채성준

[읽기 쉬운 3줄 요약]

1. 엄격함은 버리고, 컨디션에 따라 시간과 강도를 조절하는 유연한 루틴을 만드세요.

2. 뇌가 부담을 느끼지 않게 시작 단계를 아주 낮춘 '작은 루틴'으로 가볍게 시작하세요.

3. 실패해도 자책하지 말고, 내 상태에 맞게 루틴을 수정하며 작은 성공을 쌓아가세요.







"내일부터는 진짜 갓생 살 거야. 아침 6시 기상, 7시 조깅, 8시 독서..."


다이어리에 빽빽하게 적힌 완벽한 루틴.

하지만 결과는 어떤가요?


하루, 이틀은 지킵니다.

그러다 3일째에 늦잠을 자버립니다.


그 순간 우리 머릿속에서는 '전부 아니면 전무(All or Nothing)' 사고가 발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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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망했네. 이번 생은 글렀어."


그렇게 루틴은 폐기처분 되고,

남은 것은 '나는 역시 안 돼'라는 자책감뿐입니다.


ADHD 성향을 가진 분들에게 지나치게 '엄격한 루틴'은 독입니다.


변수가 생기거나 기분이 다운되면 와르르 무너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전략을 바꿔야 합니다.

딱딱한 강철 같은 루틴이 아니라, '고무줄처럼 유연한 루틴'이 필요합니다.


오늘은 자책 없이 지속 가능한

ADHD 성향 맞춤형 루틴 설계법 2가지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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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엄격함' 대신 '유연한 루틴'을 선택하세요


우리가 루틴을 못 지키는 가장 큰 이유는 '부담감' 때문입니다.


"매일 17시에 무조건 운동해야 해!"

이런 식의 강박은 뇌에게 스트레스를 줍니다.


ADHD의 뇌는 재미없고 의무적인 일(숙제)을 본능적으로 거부합니다.

(ADHD의 뇌는 '흥미 기반의 뇌'입니다. 흥미로운 일에는 끊임없이 동기부여가 돼요!)


그래서 루틴이 필요한 ADHD 성향이라면

'유연한 루틴(Flexible Routine)'이 필요합니다.


유연함은 2가지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습니다.

이것들은 실제로 제가 하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1) 시간의 유연함


정시에 무엇을 한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특히 시간맹(Time-blindness)인 ADHD의 뇌는 더욱 힘들답니다.

루틴을 시행하는 시간을 조금 더 자유롭게 해주세요.


[예시] '17시 정각'이 아니라 '저녁 먹기 전(17~19시 사이) 아무 때나'로 범위를 넓힙니다.



(2) 강도의 유연함


너무 높은 난이도로 무엇을 한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루틴이 부담스럽다고 느껴지면, 실행하기가 더 어려워진답니다.

시작을 쉽게 만들기 위해서, 컨디션 등 상태에 따라 많은 옵션을 선택할 수 있게 해주세요.


[예시] '1시간 운동'이 아니라 '컨디션 좋으면 1시간, 나쁘면 10분'으로 옵션을 둡니다.



신기하게도 '꼭 해야 해!'라는 부담감을 내려놓으면,

뇌의 저항감이 줄어들어 오히려 실행 확률이 높아집니다.


'하기 싫으면 5분만 하고 말지 뭐'라고 생각할 때,

역설적으로 운동화를 신게 되는 마법이 일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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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시작의 문턱을 '바닥'까지 낮추세요 (마이크로 루틴)


ADHD에게 가장 힘든 것은 '유지'가 아니라 '시작(Start)'입니다.


물리학에서 정지해 있는 물체를 움직이는 데 가장 큰 힘이 들듯이,

우리 뇌도 침대에서 일어나는 그 '첫 동작'이 제일 어렵습니다.


그러니 시작의 난이도를 유치할 정도로 낮춰야 합니다.



[예시 1: 운동 루틴]


(X) 매일 17시에 헬스장 가서 1시간 쇠질하기 (너무 무거움)

(O) 저녁 먹기 전에 헬스장 앞을 그냥 지나쳐가기 (가벼움)-> 일단 헬스장 앞까지 가는 게 목표입니다. 가서 운동하기 싫으면 그냥 와도 성공입니다. 하지만 막상 앞에 가면 "온 김에 들어가 볼까?" 하게 됩니다.



[예시 2: 독서 루틴]

(X) 매일 오전에 경제 서적 30페이지 읽기 (부담됨)

(O) 출근하면 일단 책을 책상 위에 꺼내놓기 (쉬움)

-> 실제로 읽지 않아도 됩니다. 책을 꺼내는 행위 자체가 루틴의 성공입니다. 눈앞에 있으면 심심할 때 한 줄이라도 읽게 됩니다.


이렇게 루틴을 '가볍게' 유지하세요.

'이 정도는 눈 감고도 하겠다' 싶은 수준이어야 뇌가 도망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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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는 '자책'의 이유가 아니라 '새로운 시도'의 시작이에요.


가장 중요한 마인드셋입니다.

루틴을 지키지 못했을 때 절대 자책하지 마세요.


'내가 게을러서'가 아닙니다.

그저 '루틴의 설계가 내 현재 상태보다 조금 높았을 뿐'입니다.


못 지켰다면?

쿨하게 인정하고 '재설계(Redesign)'하면 됩니다.

(그래서 저는 주간 계획을 '주간 디자인'이라고 부릅니다.)


'아, 헬스장 가는 것도 힘들었네? 그럼 내일은 '운동화 신기'만 목표로 해보자.'


루틴은 나를 옥죄는 감옥이 아니라, 나를 도와주는 도구여야 합니다.

맞지 않는 옷을 억지로 입으려 하지 말고, 내 몸에 맞게 옷을 수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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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성공이 모여 '효능감'을 만듭니다


거창한 계획은 거창한 실패를 부르지만,

사소한 계획은 사소한 성공을 부릅니다.


헬스장 앞을 지나치고, 책을 꺼내놓는 그 사소한 성공들이 모여

'나도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네?'라는 '자기 효능감'을 만들어줍니다.


그 힘이 쌓이면, 자연스럽게 루틴은 늘어가게 되어 있습니다.


오늘, 당신의 루틴은 얼마나 가벼운가요?




지금 당장 내가 만들고 싶은 루틴을
'웃길 정도로 쉬운 행동' 하나로 쪼개서 적어보세요.

채성준 ADHD 공인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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