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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성준 Dec 23. 2018

뉴욕에서 Uber가 택시에 미친 영향

택시 운전사보다 택시 사업자가 망했다.

최근 연말연시 택시 파업으로 택시 잡기가 별따기가 되었다. 카카오카풀, 타다 서비스 같은 미국 Uber와 비슷한 서비스들이 택시산업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되기에 택시기사들이 카카오T서비스를 보이콧하고 여의도에 모여 시위를 했다. 정치권은 카풀 서비스를 하루 2회로 제한하거나 택시 월급제 시행 등 서로 상상하는 방안을 모색중이라고 한다. 이런 제도 마련 이전에 미국 Uber가 미국에서 택시에 끼친 영향은 어떤지부터 한번 알아봐야 하지 않을까? 택시가 서울처럼 보편화된 뉴욕 맨하탄에서 Uber가 미친 영향을 한번 살펴보자.

택시 파업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Uber는 택시 운전사보다 택시사업자를 어렵게 했다. Uber가 뉴욕맨하탄에서 택시보다 더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자 많은 승객들이 택시를 타기보다 Uber를 택했고 택시 운전수들이 사납금을 내는 택시회사에서 일하기보다 자신이 차를 리스해서 우버 운전수가 되었다. 내가 맨하탄에서 Uber를 탈 때 운전사에게 왜 우버를 택했냐고 여러번 물어본 적이 있었다. 택시를 하다가 우버 운전사가 된 사람은 이렇게 답했다. 첫째 더 적게 일하고 더 많이 벌 수 있다. 택시를 몰면 손님이 없을 때는 계속 손님을 찾아 돌아야 하는데 Uber는 계속 손님이 끊이지 않아 일할 때 빡세게 일하고 전체 시간으로는 더 적게 일해도 더 많이 벌 수 있다. 둘째 내가 원하는 시간에 운전할 수 있다. 택시를 운전할 때는 12시간 시프트 (한번 택시를 운전자가 가져가서 보통 12시간을 타고 다음 운전수에게 교대를 하는데 이 기간을 시프트라고 한다)를 다 채워야 해서 중간에 쉴 수가 없었다고 한다. 병원을 가든 다른 일이 있어도 정해진 요일 시간에는 꼭 택시를 몰아야 하니 스트레스가 큰데 Uber는 내가 일하고 싶은 만큼만 언제든지 일 할 수 있다. 셋째 Uber 차도 내가 고를 수 있다. 자신이 개인적으로 쓰는 차는 따로 있고 Uber를 몰기 위해 새로 차를 리스했다고 한다. 대형 SUV는 Uber에서 같은 시간을 일해도 돈을 더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같은 시간을 일해도 리스비가 더 들어도 더 벌이가 좋다고 한다. 그래서 택시를 몰 때보다 더 만족한다고 한다. 다만 시간이 갈수록 더 경쟁이 치열해져서 벌이가 예전만큼 되지 않는다고 한다. 택시 운전사들은 영업이 어려워져서 힘든 사람들이 많아졌다. 2018년 뉴욕에서 택시 운전수 4명이 자살했다. 그래도 택시운전사는 택시 사업이 어려워지면 택시 대신 자신이 우버 운전사로 전환하든 다른 일을 하면 된다. Uber로 타격을 받지만 뉴욕 택시 사업에 자신의 자산이 투자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비교적 쉽게 떠날 수 있다. 

그러면 택시 사업자는 어떨까? 뉴욕 맨하탄의 택시는 타이틀 값이 10억이 넘었다. 헉... 0을 잘못 쓴 것이 아니냐고 할텐데... 천조국이라 0이 하나 더 있다. 한국은 서울에서 택시 타이틀 값이 8천정도 용인은 1억 4천까지도 한다고 들었다. 뉴욕은 100만불이 넘었다. 2014년 $1.3M (한국돈으로 15억)기록을 찍었다. 도저히 개인이 살 수 있는 규모가 아니기 때문에 택시 회사들이 은행에서 융자를 받아 대규모로 택시를 보유하고 택시 운전사들에게 사납금을 받고 빌려준다. 한주에 내 기억에 한주에 한 시프트당 700불이니 한달이면 $5,600을 벌 수 있었다 (700*4*2, 24시간이니 2 시프트). 투자수익률이 6%정도 되니 부동산에 비해서도 나쁘지 않은 자산이었다. 그런데 Uber가 나타난 이후 이 시프트당 사납금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택시 영업이 안되니 수익이 줄어들고 택시 기사들이 일정 금액 이하를 벌면 아애 택시를 몰지 않기 때문에 택시 리스 영업을 하려면 사납금을 낮추는 수 밖에 없다. 결국 자산 수익률이 저하되니 택시 타이틀 가격이 2018년 20만불 (2억 3천 정도)로 80% 가치가 떨어졌다. 마치 빌딩 공실률이 늘어나고 임차료가 줄어들면 빌딩이 싸게 팔리는 것과 같았다. 대출로 택시를 구입해서 운영하던 택시 사업주들은 대거 대출금보다 택시 타이틀이 더 싸게 되었고 대출기관들은 더 담보를 요구하였다. 추가 담보를 제공하지 못하니 택시 사업주들은 파산했다. 택시들은 경매에 부쳐지고 수천대 택시들이 그냥 서있게 되었다. 


한국은 어떻게 될까? 우버 같은 사업이 번창하게 되면 택시 사납금은 대폭 줄어들고 택시 운전사 수가 줄어들고 택시 사업주는 망하게 될 것이다. 최저임금도 올랐기 때문에 최저임금도 못버는 택시 영업을 택시 운전사들이 하지 않는다. 따라서 택시 사납금은 계속 떨어질 수 밖에 없다. 특히 경기도 용인 같이 택시 타이틀 값이 비싼 곳에서 택시 사납금이 제일 많이 떨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택시운전사는 쉽게 진입할 수 있기 때문에 택시비가 오르던 떨어지든 비슷한 수입을 가질 수 밖에 없다. 택시비가 올라 매출이 오르면 고스란히 사납금이 오르기 때문이다. 반대로 카풀 영업이 활발해져 택시 매출이 떨어지면 사납금이 떨어지고 택시 운전수 수입은 계속 비슷하게 유지된다. 수입이 그보다 떨어지면 택시 운전을 하겠다는 사람이 급감하기 때문이다. 극단적으로는 사납금이 자동차 리스료만큼 떨어 질 수 있다. 누가 추가 수입을 가져가냐는 얼마나 그 사업에서 누가 공급이 제한되어 있는지에 달려있다. 택시 운전사가 특별한 기술이어서 택시 운전사되려면 몇년간 트레이닝을 받고 전체 수가 딱 정해져 있다면 택시 운전수에게 높은 임금이 지급되고 수익이 오르면 택시 운전수가 그 차액을 가져간다. 반대로 택시 운전수는 누구나 될 수 있고 택시 타이틀 수가 한정되어 있으면 택시 타이틀 자산을 가진 사람이 추가 수익을 가져간다. 현재 한국은 택시 운전사가 되기가 쉽고 타이틀 수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택시 면허를 가진 사업자와 개인택시 사업자가 택시 가격 변화 기술 변화에 따른 수익을 가져가게 되어 있다. 앞으로 일어날 일을 예측하자면 한국은 회사택시와 개인택시로 나눌 수 있는데 회사 택시를 소유한 택시 회사들이 택시 타이틀 가격이 떨어져서 자산가치가 폭락하기에 대출이 많은 택시회사는 파산할 것이다. 회사 택시를 몰던 운전사들은 대거 택시 운전을 그만두고 자신이 차량을 리스해서 우버 같은 서비스 운전수가 될 것이다. 문제는 개인택시인데 이들은 운전수이기도 하고 사업자이기도 하다. 이들의 개인택시 면허 가치는 급감하여 자산 가치가 폭락한다. 월 수입도 줄고 자신의 재산가치도 떨어지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젊은 개인택시 운전자는 택시 면허를 팔고 다른 직장으로 전직할 것이고 나이든 개인택시 운전자는 다른 일을 하기는 어려워 수입은 줄었지만 노동 시간을 줄이고 일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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