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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성준 Feb 11. 2019

3만불 경제에도 정부가 선택과 집중 전략을 써야 하나?

영국 캠브리지대학 장하준 교수 인터뷰 내용 반박 

나도 경영학자이지만 학자들이 경제 해법이라고 내놓는 방안들은 참 한숨이 나올 때가 많다. 최근 영국 캠브리지대학 경제학과 장하준 교수가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정치권에서 여야가 대타협을 해서 국가 장기 전략을 제대로 세우고 실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https://news.joins.com/article/23358526?cloc=joongang|home|topnews1). 그런데 이게 어디 실현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는 주장인가? 여권 통합 야권 통합도 안될 뿐더러 자유한국당 내에서 정권이 바뀐 지 1년반이 지났는데도 아직도 친박 비박이네 하면서 싸우는데 무슨 대통합이 되겠는가? 난 차라리 중국과 대타협을 해서 중국 공장을 다 남부로 이전해서 한국에 더 이상 미세먼지 보내지 않는 꿈을 꾸겠다. 

출처: https://www.nytimes.com/2013/03/21/business/energy-environment/chinese-solar-companys-operating-

그리고 장교수는 정부가 장기적으로 국가가 지원해야 할 산업을 정하고 집중 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과거에는 워낙 자원이 없었고 기술개발 방향이 잘 보였으니 집중과 선택을 하면되었지만, 지금은 자원은 많고 기술을 어디를 개발해야 할 지 안개 속이다. 정반대의 상황이기에 선택과 집중이 아니라 여러 가지 가능성에 대비하여 다양성을 존중하고 자유롭게 경쟁하도록 내버려 두어야 한다. 국가적으로 이동통신3G에서 LTE대신 와이브로 육성하다 망했고, 공인인증서를 국가에서 관리하다가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액티브 X에 발목이 잡혀 온 국민이 고생하고 있다. 최근에는 제로페이한다고 밑빠진 독에 물붇기하고 있다. 수소자동차도 전기차가 대세인 세계적 추세에 혼자 독주하려고 한다. 대체에너지 육성한다고 멀쩡한 원자력산업을 고사시키고 있다. 정부가 독려한 5G 서비스를 국내 이동통신 3사가 모두 시작하니 시기상조가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 정부가 4차산업 육성한다고 그렇게 난리 쳐놓고 도무지 무슨 사업이 크고 있는지 모르겠다. 

배틀그라운드 게임

몇명 안되는 스타트업도 어느 사업이 뜰 지 몰라서 이것 저것 시도해보면서 피봇팅하고 있고 게임사도 이것 저것 개발해보다가 예상치도 않았던 배틀그라운드가 초대박이 났다. 예전에는 섬유, 석유, 자동차, 전자 산업으로 더 좋은 물건을 더 싸게 만들면 성공했다. 선진국의 최신기술을 도입해서 대규모 자본을 축적해서 집중 투자하는 방식으로 선진 기업들을 따라 잡았다. 지금은 태양광 사업을 해도 중국업체들과 워낙 경쟁이 심하니 더 크게 투자를 한다 해도 성공할 지 더 크게 망할 지 모르는 상황이다. 테슬라가 쓰는 원통형으로 만들어야 할 지 GM이 쓰는 박스형으로 만들어야 할 지 어느 용량으로 만들어야 할 지에 따라 회사 명운이 갈리는데 정부가 들어서 이거해라 저거 해라 리드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지금 정부가 태양광이 대세라며 지자체가 80% 비용을 대어 아파트 베란다마다 태양광 설치하고 새만금에 수십조를 들여서 전세계 최대 태양광 발전소를 짓겠다는 식은 곤란하다. 태양광 투자가 수익이 나는 것은 한전이 손해를 보고 전기를 비싸게 사기 때문이다. 결국 다 세금이다. 


아이기 어릴 때는 뜨거운 것 날카로운 물건을 피하게 하고 안전한 곳으로 데려가는 등 하나 하나 지도하고 육성해야 하지만 청년이 되어서도 대학원 세부 전공 논문 주제까지 일일이 간섭하면 안된다. 3만불 성년이 된 경제를 언제까지 1만불 아기처럼 보살피고 육성해야 한다고 하나? 정부는 여러가지 기술과 산업이 살 수 있도록 다양한 기술과 산업을 허용하고 가이드라인 정도만 정해야 한다. 정부는 '나는 모른다'의 자세를 지키고 지켜봐야 한다. 예컨대 본인 인증이면 특정 기술로 제한하지 말고 스타트업이 개발한 새로운 기술도 가이드라인에만 맞으면 허용하는 방식으로 다양한 본인 인증 방식을 더 폭넓게 허용 해야 한다. 에너지 정책도 원자력이 더 클 지 대체 에너지 중에서도 풍력 태양력 어느게 더 세계적인 대세가 될 지 모르니 씨 뿌리고 기다리듯이 내버려 두어야 한다. 


롯데가 투자한 미국 에탄올 공장

미국은 쉐일 가스가 더 싸져 발전소들이 석유에서 쉐일가스로 전환하고 화학업체들도 석유 대신 쉐일가스에서 각종 화학 물질을 뽑아낸다. 롯데 그룹도 미국에 2조 넘게 화학산업 에탄올 공장에 투자하는 이유가 미국의 쉐일 가스로 생산하는 것이 더 싸기 때문이다. 풍력이 가스터빈보다 더 싸고 효율적으로 전기를 생산하면 한전이 알아서 투자를 늘린다. 태양광에 세금 쓸데 없이 낭비하지 말고 그냥 내버려 두라. 이동통신에서 5G 하라고 정부가 나서서 독려할 게 아니라 업체들이 주도적으로 자율적으로 투자할 때까지 기다리라. 5G 가입자 3년간 100만명도 안되면 정부가 투자금 돌려줄 것도 아니지 않는가? (개인적으로 의견으로 난 5G 크게 성공할 것 같지 않다. 지금 LTE로 동영상까지 잘 보는데 큰 문제 없는데 왜 5G를 써야 하는지 일반 소비자들은 느끼지 못한다. )

또한 장교수가 주장하는 적대적인수합병을 막도록 차등의결권을 주던지 상속세를 낮추는 대신 국민연금에 기탁하도록 하자는 주장도 문제가 있다. 상속세를 낮추면 낮추지 왜 국민연금에 기탁을 하나? 주가가 가치보다 많이 싸게 거래되면 적대적인수합병이 되어서 기업가치를 올리지 못하는 주인을 바꾸어서 기업 가치를 올려야 하지 않나? 적대적 인수합병이 꼭 나쁜 것이 아니다. 한국 은행들 주가는 순자산가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차라리 문닫고 파산하면 1만원에 산 주식에 2만원 넘게 순자산이 남는다. 이런 기업은 빨리 인수합병되어서 더 잘 투자하는 경영자가 들어오는게 낫다. 한진해운은 조중훈 창업주의 아들 조수호 회장이 사망하면서 기업을 물려받은 부인 최은영에게 넘어갔다. 그런데 최회장은 대차대조표 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고 하니 어떻게 회시가 발전할 수 있겠는가? 적대적인수합병이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압력이 있어야 한진해운에서 그런 무능한 재벌 총수가 앉아 있을 수 없다. 경영을 잘 못해 주가가 떨어지면 언제 회사가 빼앗길 지 모르니 더 좋은 경영자를 모셔와 회사 가치를 높이고 주가를 높이도록 노력하게 만든다. 내가 들었던 소문 중에 한국의 대표적인 재벌이 최근 엄청 해맨 이유가 재벌 총수가 치매가 와서 그렇다고 한다. 적대적인수합병을 막으면 치매 걸린 재벌 총수가 회사를 밑바닥까지 말아 먹는데도 가만히 보고 있어야 하는가? 


대한민국 정부야 모르면 제발 좀 내버려 두라. 그게 당신이 제일 잘 할 수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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