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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성준 Apr 05. 2017

로레알이 힘들어하는 한국 화장품

중국 소비자의 화장품 소비 변화

한 학생이 시험 점수 확인하러 연구실에 왔었다. 중국 본토 출신 학생인데 과거 중국 로레알에서 인터넷 사업부에서 일했다고 한다. 오 로레알 화장품 세계 1위 기업 아니냐며 오~ 했더니 좀 쑥스러워하면서 요즈음 안 좋다면서 중국 시장에서 한국 일본 화장품에 밀린다고 시장 점유율이 줄어서 고민이 많다고 한다. 하긴 한국 화장품이 중국에서 인기라고는 들었지만, 그렇다고 세계 1위 화장품 기업조차 버거워하는 상대가 될 줄이야...

내가 10년 전에 중국에서 사업차 나가 있던 고향 부산 친구가 이런저런 이야기 하다가 중국 여자애들은 화장을 안 한다고, 그래서 얼굴이 여름에 타는데도 선 블락도 안 바른다고 하면서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 얼굴에 뭐 바르고 안 다니겠냐면서, 10억 인구가 바르기 시작하면 장난 아닐 거라면서 말했던 기억이 난다. 정말 얼굴에 뭐 바르는 정도가 아니라 매일 팩 하지요, 기초세트, 색조 화장품에 온갖 종류를 다 쓰니 얼마나 수요가 많겠는가? 몇몇 중국 업체는 한국에서 생산한 제품을 역수입해서 한국 산이라고 타오바오, T-mall에서 판다. 학생들에게 주위에 아는 쇼핑몰 하는 사람 있으면 데이터 얻어 분석하라고 과제를 내주니 호주에서 화장품 수입하는 업체, 천연 얼굴 팩을 헝가리에서 수입하는 업체 데이터 분석하고 있다. 파운데이션 제품 소비자 컨조인트 선호도 분석을 하는 한 팀은 가격 민감도를 조사하는데, 저가 제품은 제일 선호하지 않고 30대 여성까지는 300-500위안 (약 5-8만 원대의 제품)을 선호하고 40대 이상은 500위안 이상 (8만 원 이상대) 제품을 제일 선호했다. 한국과 거의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화장품이란 제품은 회사의 마케팅 역량이 제일 드러나는 대표적인 제품군이다. 원가가 5%-10% 정도로 얼마 되지 않고 대부분 유통, 마케팅에 비용을 쓰며, 소비자 머릿속에 새겨진 이미지가 대부분의 가치를 창출한다. 그나마 대부분 한국 화장품들은 브랜드는 다들 달라도 대부분 한국 콜마와 코스맥스란 두 회사가 제조한 제품을 판다. 한마디로 같은 공장에서 나온 제품이 각자 브랜드 스티커 붙여 다른 브랜드로 팔려 나간다. 세계적인 화장품들도 한국 이 회사에서 납품받는데 시장점유율이 상당하다. 코스맥스는 곧 세계 1위의 화장품 ODM이 된다고 한다.  

한국 제품은 아니지만 SK2 피테라 화장품은 효모추출물이라 냄새도 이상하고 겉보기는 그냥 물이다. 나도 샘플로 몇 번 발라봤지만, 그거 바른다고 당장 효과를 알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냄새만 이상했다. 그래도 이걸 바르면 얼굴이 젊어지고 주름이 없어진다는 걸 믿게 만들어야 맹물에 뭐 좀 탄 거를 15만 원에 받고 팔 수 있다. 위의 사진을 보시라 얼굴은 노인이지만 손은 완전 젊은이 손이다. 효모를 매일 만지다 보니 손이 늙지를 않는다는 점에 착안해서 효모추출물에서 피테라가 탄생했다. 너무 혹하는 스토리이다. 그래도 이거 원가 해봐야 7,000원 하려나 (케이스 병값에 내용물이야 좀 비싸도 물에 타봐야 얼마나 하겠나)? 참고로 저럼이 네이처리퍼블릭에 가면 2만 2천 원에 비슷한 효모추출물 화장품 판다. 불만제로에서 방영되었다는데 두 제품 거의 차이도 없다고 한다.


난 일반 슈퍼마켓에서 파는 몸에 바르는 로션을 얼굴부터 발끝까지 다 바르는 화장품 업계에서는 최악의 소비자이지만, 마케팅을 전공하는 관계로 난 쓸 일이 없는 화장품 시장에는 관심이 많다. 마케터의 경쟁력은 소비자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에 달렸다. 도무지 난 쿠션 파운데이션이 왜 좋은지 여자들에게 설명을 아무리 들어도 이해가 안되넨데, 언제 한번 리퀴드, 쿠션 여러 가지 한번 발라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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