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ey Sung Mar 19. 2018

보상을 하지 않으니 교실이 더 평안하다.

  학급 담임으로 학급운영, 혹은 수업을 진행할 때 모둠별 보상을 많이 했다. 모둠별로 다름 모둠과 경쟁하는 구도를 만든 다음에 이긴 모둠에게만 보상으로 ABC초콜렛, 또는 마이쭈를 주었다. 보상이 없으면 아이들이 열심히 하지 않을 것이고, 무임승차자가 생길거라 생각했다.  


   나에게는 그런 체제가 너무 자연스러웠다. 중학교때부터 지금까지 친구들과 농구 게임을 하든, PC방에서 스타크래프트 게임을 하든 전부 내기였다. 내기에서 이길려고 뭐든지 열심히 했다. 그래서 교사가 되고 나서 학생들에게 그렇게 지도했다.  


  그런데 올해 1월에 PDC 연수에서 학생이 되어 보상에 대해 생각해 볼 시간이 있었다. 그때 보상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고, 부정적인 점이 많겠다는 사실을 깨달았다.(https://brunch.co.kr/@sungkibaek/97)       

 

  그러고 나서 올해는 교실놀이 혹은 체육시간에 모둠별로 경쟁을 할 때 보상을 제시하지 않는다. 그냥 게임 자체의 흥미가 보상이기 때문이다. 그랬더니 교실이 더 평안하다. 재미있는 활동을 했기 때문에 즐겁다. 이기든 지든 상관없다. 그냥 훈훈하다. 만약 보상을 넣었다면 이긴 모둠은 기분이 좋겠지만 진 모둠은 초상집 분위기였을 것이다. 이 간단한 사실을 깨닫고 실천하는데 10년이 걸렸다. 10년만에 깨우치고 실천하는 게 다행일지도 모르겠지만, 앞으로는 보상과 처벌에 신중한 교사가 되어야 겠다고 다짐한다.  


작가의 이전글 초등학교 교사가 자기 아이의 학부모가 되어보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