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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y Sung Feb 21. 2016

타인의 상황을 이해하기

나와 아들, 나와 우리 아버지의 상황 속에서...

  부모 말을 그림같이 듣는 아이가 있을까? 사람은 자기 입장에서 생각하고 이야기한다. 상대방의 상황에 처해봐야 비로소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

  오늘 아침 식사를 하려는데 아들이 식탁 의자에 오지 않는다. 밥 안 먹고 놀겠다고 떼쓴다. 나는 큰 목소리로 화내며 혼을 냈다. "밥 먹을 때 밥 먹는 건 밖에 나갔다 온 후에 손 씻는 것 만큼이나 중요한 원칙이다."
  아들은 계속 울면서 떼를 썼는데 막판에 이런 말을 했다.
  "아빠는 아빠가 하고 싶은 대로 하잖아요!"

  순간 옛날 생각이 났다. 내가 어렸을 때, 우리 아버지를 보면서 나도 저런 생각을 했었다. 아버지는 집에서 하고 싶은 대로 다 하셨고, 나는 항상 아버지 눈치를 살펴야 했다. 그리고 무언가 흘리거나 떨어뜨리면 혼났다. 그때 빨리 어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때 아버지도 집안에서만 그렇지 직장에서는 무척 힘드셨을 거다. 주변 사람들의 눈치를 보셨겠지. 그러고 보니 그때는 나도 아버지의 상황을 몰랐다.

  나는 아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했다.
  "아빠가 항상 하는 말 있지. 이 세상이 너를 중심으로 돌아가지 않는다고. 아빠도 마찬가지야. 아빠도 회사에서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어."

  아들이 이 말을 얼마나  이해했을지 모르겠다. 아들도 나중에 내 나이가 되었을 때 이해하겠지. 나는 오히려 아들이 하고 싶은 대로 한다고 생각한다. 아이의 안전을 위협하는 것 외에는 모두 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지원하고 있으니 말이다.

  예전 박카스의 광고 장면이 생각난다. TV로 군대에 있는 이등병 쳐다보며 그래도 저때가 좋았지 하고 한탄하는 회사원이 나오던 장면 말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사람은  자기중심 적이고, 상대방의 상황에 처해봐야 비로소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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