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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y Sung Aug 05. 2019

1학기 나의 학급운영 및 수업을 되돌아보며...

 "1학기 동안 내가 발전했다고 느끼는 점은?"에 대한 주제일기 분석

 2019학년도 1학기가 7월 26일 방학식을 시작으로 끝났다. 어느새 세월이 많이 흘러 나는 담임교사를 11년째 하고 있다. 올해 나의 교육 철학 및 교육 방법을 되돌아볼 겸, 방학식을 앞두고 주제 일기를 우리 반 아이들에게 냈다. 주제 일기의 주제는 '1학기 동안 내가 발전했다고 느끼는 점은?'이다.


 이 일기에 대해 여러 학생들이 일기를 제출했다. 그중에 두 학생의 일기를 보며 나의 1학기를 되돌아보고자 한다. 


 우선 첫 번째 학생의 일기다.


 이 학생은 성장한 지점으로 3가지를 이야기했다.

 1. 체력이 향상된 것 같다.

 2. 다른 친구가 나에게 도와준 것을 기억하는 능력이 좋아진 것 같다.

 3. 창의성, 의사결정 능력이 좋아진 것 같다.


 기백반의 가장 큰 특징은 다양한 체육활동을 한다는 점이다. 거꾸로 교실을 활용한 체육 수업, 영상을 활용한 체육 수업을 하며 학생들이 다양한 체육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체육의 재미를 느끼고, 체력이 향상되었다는 주관적인 생각을 하게 되었다. 2학기에는 이 다양한 활동을 바탕으로 학생들이 다양한 게임을 만들어보는 '우리 손으로 체육 수업 만들기 프로젝트'를 할 예정이다. 2015년부터 매년 하고 있는데 체육을 프로젝트로 할 수 있는 좋은 수업 모형이라 생각한다.  

 두 번째 특징은 PDC에서 배운 '칭찬과 격려의 시간' 운영이다. 매주 월요일 1교시에 교실놀이를 하고, '칭찬과 격려의 시간'을 갖는다. 이 시간을 운영하는 이유는 서로 도와가는 협력적인 교실을 만들기 위함이다. 학기 초 이 시간을 운영할 때  아래처럼 학생들에게 이야기를 해 주었다.


 "선생님이 혜민 스님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라는 책을 봤는데, 사람들은 자기가 누군가를 도와준 건 기가 막히게 기억하는데, 누군가가 나를 도와준 건 쉽게 까먹는다고 하네. 그래서 사람들은 항상 자기가 손해 보며 산다는 생각을 한데. 그런데 실제로는 그게 아니라는 거지. 그러니 우리는 이 시간에 나를 도와줬던 친구를 생각하고 그 친구에게 고마움을 표현해 보자. 그리고 앞으로는 누군가가 나를 도와주었던 것들을 잘 기억해 보자."


 이것의 영향으로 이 학생은 자신이 ' 다른 친구가 나에게 도와준 것을 기억하는 능력이 좋아진 것 같다.'라고 쓴 것 같다.


 세 번째 특징은 거꾸로 교실을 포함하는 '배움 중심 교육'을 하는 것이다. 내가 이런 수업을 하는 이유는 학생들에게 미래사회에 필요한 역량을 길러주고 싶기 때문이다. 그래서 학생 참여형 수업을 많이 하고, 1학기 말에는 프로젝트 학습을 했다. 그 영향으로 자신의 창의성이나 의사결정 능력이 좋아졌다고 한 것 같다. 


 다음으로 볼 일기는 중국에서 중도 입국한 지 3년 정도 지난 학생의 일기다.(내가 있는 학교는 서울시교육청 다문화 학교 2위 학교로 조선족 친구들이 절반 이상이다.)



 일기를 보면 알겠지만 문장 구조나 단어 선택이 약간 어색하다. 하지만 중도 입국한 지 3년 정도에 이 정도 글쓰기를 하는 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이 학생은 1학기 동안 수학이 발전했다고 느꼈다. 친구들이 많이 도와주었다고도 했다. 그렇게 된 배경에는 내가 거꾸로 교실로 수업을 진행하며 '동료학습'을 적극 실현했기 때문이다. 우리 반 학생들은 수학 시간에 자기가 잘 모르는 것이 있으면 모둠 친구들에게 도움을 청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친구들이 다른 친구들을 도와준다. 학기 초부터 협력을 강조했고, 동료 학습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이들은 배움 중심 교육을 경험해 보면 이 교육 방식이 참 좋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교사가 일방적으로 강의식 수업을 하는 것보다, 교사가 개별화 수업을 하면서 자기가 모르는 것을 또래에게 배우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여름 방학이 시작되고 지난 1학기를 되돌아보며 새로운 2학기를 준비하고 있다. 간단히 수업 성찰 일기를 쓰려다가 나의 교육 철학과 교육 방법을 되돌아보는 글을 쓰고 싶어 길게 글을 썼다. 성장하는 교사가 되려면 일기를 쓰며 자신을 되돌아보는 기회를 많이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글을 쓰며 반성하고 성찰하였다. 2학기에는 아이들을 어떻게 만날까? 70%는 기존의 것을 하고, 30%는 새로운 것을 하려고 한다. 이게 내 교육 철학이다. 그래야 고인 물이 되지 않고 성장하는 교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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