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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y Sung Feb 16. 2020

학급운영을 잘 할 수 있는 핵심문장은 무엇일까요?

교사들에게 필요한 건 '인지적 공감'이다.

 2020이라는 신기한 숫자로 시작하는 새 학기가 시작하려고 합니다. 교사에게 2월은 준비기간입니다. 요즘 교사들이 모이는 플랫폼에는 학급운영과 관련된 자료들이 올라옵니다. 가히 자료의 풍년 시대입니다. 저 또한 그 행렬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자료들을 보며 복잡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때로는 너무 세부적이어서 불편함을 느낄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학급 운영을 관통하는 핵심(core) 문장은 무엇일까에 대해 고민하였습니다. 

 몇 년 전부터 생각하는 학급운영의 핵심문장은 이것입니다.

 "우리 학교 교장 선생님이 어떻게 학교를 운영하면 좋겠어요? 당신이 원하는 교장 선생님의 모습으로 학급을 운영하면 됩니다."


  선생님은 교장 선생님이 어떤 모습이길 기대하시나요? 

  교장 선생님이 스마트하면 좋겠다. 그리고 명확하게 일처리를 하면 좋겠다. 내가 아파서 조퇴한다고 했을 때 아무 말 없이 복무 승인을 해 주면 좋겠다. 내가 하고 싶은 게 있을 때 적극적으로 지지해주면 좋겠다. 어떤 일이 잘못되었을 때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면 좋겠다. 


  선생님이 생각하는 그 모습을 학생들도 담임교사에게 기대하고 있습니다. 

  우리 반 선생님이 스마트하면 좋겠다. 그리고 명확하게 학급 운영을 하고 수업을 잘하면 좋겠다. 내가 아플 때 의심하지 말고 보건실 보내주고, 따뜻하게 감싸주면 좋겠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이야기했을 때 잘 들어주고 해 주면 좋겠다. 어떤 일이 잘못되었을 때 학생들에게 책임 전가하지 말고 자기가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면 좋겠다.


 학교 운영과 학급 운영은 다르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물론 언뜻 봤을 때 다르지만 조직을 운영하는 핵심은 같다고 봅니다. 세부적인 내용이 다를 뿐입니다.


 주변 동료 교사들의 학급 운영을 보며 모순적인 모습을 볼 때가 많습니다. 학교 관리자가 세세하게 규칙을 정하고 안내하고 지키라고 하면 싫어하는 선생님들이, 우리 반 학생들에게는 세세하게 규칙을 정하고 지키라고 합니다. 이건 내로남불 아닐까요?


 학급 운영을 잘할 수 있는 방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내가 원하는 직속 기관장의 모습을 생각하며 내가 운영하는 조직을 이끌어 나가면 됩니다. 결국, 교사들에게 필요한 건 인지적 공감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역대급으로 좋은 교장 선생님과 4년을 보낸 덕분에 학급 운영, 더 나아가 조직을 운영하는 방법에 대한 통찰을 얻었습니다. 


 처음부터 세밀하고 촘촘하게 학급규칙을 정하지 않습니다. 학생들의 안전과 관련된 것에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통제하지만, 그 외의 것들에는 관대합니다. 큰 원칙과 방향을 세우고 학급을 운영합니다. 기본적으로 학생들을 믿습니다. 그러다가 문제가 생기면 학생들과 함께 토의를 합니다.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고 해결책에 대한 토론을 하고 의사결정을 합니다. 그렇게 교사와 학생이 함께 만들어가는 학급운영 방식이 제가 추구하는 방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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