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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y Sung Mar 11. 2016

교사에게 봄은 4월부터 시작이다.

3월 교사들의 단상

  3월, 새로운 학년이 시작한다. '시작'이라는 단어는 나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삶의 원동력이기도 하다. 3월은 봄의 시작이기도 하다. 통상적으로 '봄'하면 3,4,5월을 꼽는다. 만물이 새로운 삶을 준비를 시작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새로운 학급에서 새로운 아이들과 만난 지 1주일이 지났다. 정말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아직 교과 수업을 하지 않고 학급 세우기, 모둠 세우기를 하고 있다. 어떤 활동을 할지 미리미리 준비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하루살이’ 인생이다. 아침에 부랴부랴 ‘오늘 뭐하지?’를 고민하고 준비한다. 그러다 못하면 버벅거리곤 한다.

  많은 학교 업무는 주변을 돌아볼 기회를 주지 않는다. 학년부장으로 교육과정 작성하고, 체육부장으로 학교 업무를 챙긴다. 업무 메신저는 정말 쏟아져 내린다. 어떤 거 하고 있다가 전화가 오면 다시 그거를 하고, 다시 메신저가 오면 그거를 하다가 젤 처음에 한 걸 놓친다. 그런 일이 반복된다.

  교과 시간이라도 있으면 다행인데 교과시간이 적을 땐 정말 미친다. 쉬는 시간 10분, 점심시간 30분을 쪼개고 쪼개 업무를 해야 한다. 화장실 갈 시간이 없어 급하게 화장실을 찾곤 한다. 이게 학기초 3월 교사들의 모습이다.

  그나마 다행인 건 경력이 쌓이다 보니 아이들을 우선순위에 두고 과업 진행을 한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에 대한 판단 기준이 약했다. 그래서 급하게 처리해야 하는 것부터 하다 보니 아이들이 뒷전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중요하지 않은 건 욕먹을 각오하고 여유 있게 처리한다. 덕분에 욕은 먹지만 아이들에게 소홀하지는 않다. 교사는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교사의 3월이다. 교사들에게 봄은 4월부터 시작이다. 바쁜 3월 정신 차리고 무사히 넘겨야 한다. 새로운 새싹이 흙더미를 뚫고 수줍은 얼굴을 내미는데 장고의 시간이 필요한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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