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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y Sung Jun 25. 2021

영화 ‘고지전’ 후기 -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전문가다

  2011년 영화 고지전을 이제야 보았습니다. 이 영화 참 재밌네요. 잘 만들었습니다. 전쟁의 비극을 이토록 잘 표현할 수 있을까요? 너무나 처참합니다. 서로 죽이고 죽는 것들이 말이죠. 누구를 위해 싸우는지도 모릅니다. 상관의 명령이니 복종하고 그냥 싸웁니다. 


  현직 교사인 저는 이 영화를 보며 현장과 떨어져 있는 자들의 허무맹랑한 소리들이 생각났습니다. 


  비유해 볼까요?


  한국 전쟁 당시 정치인들이나 군대의 상관들은 후방에서 입으로 지시를 합니다. 죽을 일이 없습니다. 후방에 있으니까요. 그들이 현장에 대해서 무엇을 알까요? 그런데 전쟁터에서 오랜 기간 있었던 사람들은 그 현실을 매우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들이 전문가인 거죠. 악어 중대에 새로 온 중대장이 판단을 잘 내리지 못하고, 기존에 있던 소대장들이 더 판단을 잘 내리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학교 현장의 전문가는 누구일까요? 학교 최일선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교사입니다. 교사들이 학교 현장을 가장 잘 알고 있고, 문제가 무엇인지도 잘 알죠. 그런데 현재 우리나라 정부는 교사 패싱이 심각합니다. 교육 정책을 만들 때 교사는 위원회에 위원으로 있지도 않습니다. 현장에 있지도 않은 교수, 교육부 관계자 이런 사람들이 정책을 만듭니다. 그러니 말도 안 되는 정책이 펼쳐지죠. 그렇게 실패한 정책들의 피해는 누가 보나요? 현장에 있는 교사와 학생들이 봅니다. 그런 잘못된 정책을 만든 사람들은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보며 다시 한번 현장의 중요성을 느꼈습니다. 현장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탁상공론에 불과합니다. 행정고시 패스해서 교육부에 있다고, 정치인들이라고 표 좀 얻겠다고 교육에 대해 건드리는 모습들을 보면 참 답답할 때가 많습니다.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입시다. 교사 패싱 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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