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희 저, 문학동네, 2015
오랜만에 어린이 소설을 읽었다.
‘노잣돈 갚기 프로젝트’
예전에 어디선가 온책읽기 책으로 추천한 책이다. 구입하고 한쪽 구석에 놓고 있다가 지하철에서 읽을 얇은 책이 필요해서 골랐다. 어른이지만 어린이 소설을 읽으면 참 재밌다. 주인공들이 초등학생인 경우가 많아 나의 어린 시절이 생각나기 때문이다.
이 소설은 절반까지 상당히 마음이 불편했다. 주인공인 동우는 학교폭력 가해자로 아주 양심 없고 싹수없는 학생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만 쫓는 동우와 그의 친구들을 보며 정말 불편한 마음이 한가득 생긴다.
그런데 나머지 절반을 읽다 보면 눈물도 나고, 마음이 짠하기도 하다. 동우의 변해가는 모습을 보며 인간다운 삶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해 준다.
이 책에는 드라마 ‘도깨비', 영화 ‘신과 함께’처럼 저승 세계와 저승사자가 등장한다. 동우가 죽지 말았어야 하는데 죽었고, 다시 이승으로 가기 위해 노잣돈이 필요한데 그의 곳간은 텅텅 비어있다. 그래서 괴롭혔던 준희의 노잣돈을 빌려서 이승으로 돌아오고, 그것을 갚아가는 이야기다.
한 번 읽기 시작하면 계속 읽게 될 만큼 스토리가 탄탄하다. 영화로 만들어도 재밌겠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었다. 이걸로 우리 반 아이들과 온책읽기를 하면 어떨까? 아이들에게 자본주의의 폐해와 인간다운 삶, 학교폭력의 피해, 길냥이들의 불쌍함에 대해 알려줄 수 있을까?
3월 새 학기를 앞두고 생각이 많아지는 책이었다.
덧붙이면,
이 책 중간에 담임교사가 체육을 학생들에게 선심 쓰듯 해주며, 남자는 축구, 여자는 피구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 작가의 머릿속 초등학교 체육 수업은 이렇다고 생각하니 참 마음이 씁쓸했다. 이제는 이런 장면들이 현장에서 많이 사라졌는데 말이다. 열정기백쌤이 좀 더 노력해서 초등 체육을 활성화시켜야겠다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