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철 등 공저, 성안당, 2022
나는 초등학교에서 체육을 열심히 가르치고 있다. 나는 체육 교사인가? 초등학교에서는 담당 과목이 있지는 않으니 초등교사인데 초등 체육을 위해 열심히 하는 교사다. 즉, 나의 정체성은 초등 교사다. 그런데 체육 쪽 일을 많이 하다 보니 중등 체육 교사들을 자주 많이 만난다. 그리고 그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내가 경험하지 못한 것들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그러면서 그들의 맥락(context)을 이해하고 싶었다.
2022년, ‘나는 체육 교사입니다.’라는 책이 나왔다. 경기도에서 체육 모임을 함께 하며 열심히 체육 수업하는 14분의 선생님이 자신들의 체육 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엮었다. 체육이라는 교집합은 있지만 나와 주 무대는 다른 그들의 이야기를 보며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이 책은 각 인물마다 ‘1. 나는 이래서 체육교사가 되었다.’로 시작한다. 체육 교사가 되기까지의 여정에 대한 에세이다. 다들 각자의 개성 있는 이야기들을 풀어내며 ‘나는 어떻게 하다가 체육을 열심히 하는 교사가 되었나?’라는 자기 성찰을 하게 되었다. 14명의 저자 중 운동선수 출신들이 꽤 있었다. 엘리트 체육이라고 불리는 학생 선수를 경험한 것인데 운동부를 하며 겪는 희로애락이 잘 느껴졌다. 그리고 군대를 나와 같은 학군단 장교(ROTC)로 갔다 온 사람들도 꽤 있었다. 상당한 동질감을 느끼며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넘길 수 있었다.
첫 번째 챕터가 끝나면 교사가 된 이후의 자신들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학교에서 스포츠클럽을 열심히 지도한 이야기를 보며 나도 그들처럼 학교 스포츠클럽 지도를 열심히 하고 싶다는 열정이 마음속에 생긴다. 그리고 체육 수업에 대한 고민을 보며 나도 고민을 많이 하고 주변 교사들과 교육공동체 통해 많이 나누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체육 교사를 꿈꾸는 중등 임용 준비자라면, 중등 체육 교사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싶은 연구자라면, 혹은 다른 교사들이라면 읽어보면 재밌을 책이다. 자서전 적인 책을 보며 나도 나중에 나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대한민국 체육 교육이 활성화되길 기대하며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