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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y Sung Jul 24. 2022

학생들에게 10만원씩 주고 장사해보라 하면 어떨까?

드라마 '미생'을 보고 한 교육적 상상

  요즘 옛날 드라마 ‘미생’을 재미나게 보고 있다. 드라마 보는 중간에 나의 교육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장면이 나왔다.

  극 중 주인공 장그래에게 오 차장이 미션을 준다. 10만 원을 봉투에 넣어주며 어떤 물건이든 사서 팔아 이윤을 남겨오라고 했다. 무역상사에서 근무하는 신입들에게 종종 주어지는 미션인 듯했다. 장사라는 것은 물건을 싸게 사서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비싸게 파는 것이니 좋은 경험인 듯했다.

  이 장면을 학교로 옮겨보면 어떨까? 나의 교육적 호기심이 발동되었다.



▶︎ 수업 흐름

  학교 예산으로 학생들에게 10만 원씩 준다. 그다음 교실에서 내가 가진 10만 원으로 어떤 물건을 어디에서 사서, 어디에서 누구에게 어떻게 팔지 고민해보라고 한다. 우리 동네에 물건을 싸게 파는 시장은 어디에 있으며 어디에서 팔면 좋은지 조언을 한다. 

  그다음 모둠별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협업할 사람들은 협업한다. 

  그리고 실제로 학생들에게 현금 10만 원씩을 준다. 한 학급이 20명이면 200만 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이제 나가서 물건을 사 오게 한다. 가장 싼 시장에 교사가 단체로 현장학습 계획을 세워 다녀온다.

  그다음 파는 것은 학교 근처나 어딘가에서 팔게 한다. 남는 물건은 학교 물건으로 하고, 생긴 돈은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한다.


▶︎ 수업의 목적

  학생들에게 기업가 정신(앙트십)을 심어준다. 6학년 사회에 경제 부분이 나오니 연관 지어 수업한다. 수업 후 노동의 소중함과, 돈 벌기의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 고민거리

1. 과연 교장선생님이 허락할 것인가? 행정실장이 해도 된다고 할까? 학생들에게 돈을 준 적은 없으니 안 되겠지? 본청에 문의해도 안된다고 할 것이 뻔하다. 그러니 그냥 10만 원어치를 내가 학교 카드로 지출한다. 그러면 문제가 안 된다. 

2. 그러고 나서 물건을 판 돈이 애매하다. 학생들이 학교 예산으로 산 물건을 일반인에게 팔아도 되나? 이건 횡령이 되겠지? 그런데 이걸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한다면? 그럼 가능하려나?

3. 학생들이 물건을 팔 장소가 애매하다. 사는 거야 돈 주고 사면되는데 길거리에서 팔게 했을 경우 사회적 비난의 대상이 되지 않을까? 


  드라마를 보며 가벼운 상상을 해본다. 정재승 교수가 공감 능력을 기를 수 있는 최고의 길은 드라마, 영화, 소설을 보는 것이라 했다. 미생을 보며 직장인들의 삶에 대해 공감해본다. 그러면서 학생들에게 장사하는 경험을 시켜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나부터 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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