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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y Sung Dec 30. 2022

패스트 트랙(fast track) 제도에 대한 생각

싱가포르 유니버셜 스튜디오를 관광하며

  싱가포르 유니버셜 스튜디오에 갔다. 여느 놀이 공원처럼 자유이용권이 있고, 그것보다 상위 개념인 패스트 트랙(fast track)이 있었다. 패스트 트랙은 줄을 길게 서지 않고, 다른 입구로 패스트 트랙 권리를 구입한 사람들만 따로 줄을 서서 들어가는 제도다. 이 공원의 패스트 트랙 가격은 1인당 9만 원이었다. 4인 가족이라면 추가로 36만원을 내고, 기다리는 시간을 줄이는, 시간을 사는 개념이었다.


  우리는 그냥 일반줄에서 기다렸다. 1시간 정도 기다리는 줄을 옆에 패스트 트랙은 5분 만에 들어가는 모습을 보며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우선, 질투심.

“나도 돈 좀 더 들여서 패스트 트랙 살 걸. ”

  먼저 들어가는 사람에 대한 부러움과 질투심, 더 넘어서서 시기심이 들었다.

  하지만 반대로

“아니야. 우리 가족 다섯이면 45만원인데. 그냥 기다리는 게 낫지.“

 하는 생각이 들며, 합리적 소비란 무엇인가애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이것은 나에게 얼마나 가치가 있는가? 사실 나를 비롯한 우리 집 식구들은 무서운 것을 잘 못 타기 때문에 놀이 기구를 많이 탈 것은 아니었다.


  결국 자본주의 시스템이 잉태한 패스트 트랙을 보며 ‘돈이 최고구나.’ ‘돈 많이 벌어야겠다. ’라는 얄팍한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사람들이 돈의 노예가 되고 천민자본주의에 익숙해져 가겠지 싶다.


   그런데 패스트 트랙을 구입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어떻게 될까? 결국 패스트 트랙도 오래 기다려야 하고, 그보다 더 비싼고 높은 시스템이 나올까? 업체에서는 초기에 패스트 트랙의 인원을 제한할 것이다. 하지만 패스트 트랙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고, 업체에서는 패스트 트랙으로 돈을 꽤 짭짤히 벌었다면? 이런 식으로 더 비싼 시스템이 나올 것이다. 그렇게 자본주의는 돈으로 계급을 만든다. 유발 하라리가 ’사피엔스‘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자본주의에서 돈은 종교이고, 숭배의 대상이다.


  6학년 도덕 교과서에 보면 ’공정‘에 대해 나온다. 패스트 트랙 제도는 공정한가? 다음에 이 수업을 하게 되면 이 문제에 대해 우리 반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어봐야겠다. 공정과 자본주의가 엮이면 공정의 개념이 바뀔까?


   이렇게 싱가포르 여행을 하며 교사로서 현상에 대해 관찰하고 고민하며 수업 자원을 늘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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