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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y Sung Apr 20. 2016

[독서서평]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

저자 김정운, 2015, 21세기북스

감상평


  요새 바빠서 책을 잘 못 읽었다. 정확히 이야기하면 책 읽는 것과 다른 일 중에서 다른 일을 더 중요하게 여겼다는 뜻이다. 학교 일, 개인 프로젝트를 열심히 했는데, 문제는 시간이 지나니 그런일들이 지겹다는 생각이 들었다. 심각한 책 말고 가볍게 책을 읽으며 힐링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장에 꽂힌 책 중 무엇이 좋을까 고민하다가 이 책을 골랐다.


  김정운 교수의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는 그의 다섯 번째 책이다. 일본에서 그림을 배우며 있었던 외로운 2년 동안 책을 썼다고 한다. 그의 필체는 읽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참 재미있다. 솔직 담백한 문장들이 참 공감 가고 고개를 심히 끄덕이게 한다. 여타의 저자들처럼 현학적인 자세로 글을 쓰지 않아 읽기 쉽다.  그래서 나는 김정운 교수의 책을 참 좋아한다. 


 책의 구성은 자신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심리학적 지식을 보태어 구성했다. 그가 전편에서 이야기한 ‘에디톨로지’가 정확히 적용된 책이 아닌가 싶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기란 얼마나 힘든가. 기존에 자신이 경험한 내용에 심리학적 지식을 보태 새로운 책을 쓴 그의 능력에 감탄이 나올 뿐이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외로운 적이 있었나 생각해 보았다. 아직 심각하게 외로운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군대에서 심적으로 외로웠던 것 같긴 한데, 너무 바빴기에 외롭다는 생각을 하지는 못했었던 것 같다. 이 저자의 말대로 사람은 정말 심각하게 외로워야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것 같다. 일부러 외로워지기는 싫지만 그런 상황이 왔을 때 겸허히 외로움을 받아들이고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바쁘다는 핑계로 2주 넘게 이 책을 잡고 있었다. 며칠 전 지하철 타고 오는 길, 가는 길에 다 읽었다. 어쨌거나 오랜만에 책 1권 읽으니 기분이 좋다.


인상깊은 구절


시간의 공포를 극복하기 위해 이간은 달력을 만들었다. 하루를 24시간으로 쪼개고, 일주일은 7일로 나누고, 한 달은 4주로 분리하고, 일년은 열두달로 분해했다. 그렇게 시간을 각 단위로 나누면 하루, 일주일, 한 달, 한 해는 매번 반복된다. 반복되는 것은 무섭지 않다. 45

시간을 ‘반복’으로 극복했다면, 무한히 펼쳐진 공간을 극복하기 위해 ‘원근법’을 만들었다. 원근법은 무한한 공간에 소실점을 중심으로 질서를 부여하는 아주 혁명적인 방법이다. 원근법을 통해 인간은 신이 창조한 세상을 자기들 마음대로 재창조할 수 있게 되었다. 45


논리적 설득보다 공감을 이끌어내는 정서적 설득이 훨씬 더 잘 작동하는 이유도 바로 이 감정이입 능력 때문이다. 논리는 인지적 과정이다. 설득의 대상과 주체가 분명하게 나뉜다. 웬만큼 강력한 권위와 논리가 아니라면 상대방을 ‘굴복’실킬 수 없다. 스스로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스스로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타인을 설득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대한민국은 시기사회다.
오늘날 한국사회를 뒤흔드는 사건 뒤에는 어떠한 방식이든 시기심이 작동하고 있다. 압축성장이 남긴 집단심리학적 흔적이다. 신분과 지위의 변화가 너무 급작스러웠던 까닭이다. 부의 축적 또한 정당하지 않았거나 지극히 우연적이었던 경우가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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