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ey Sung Jun 09. 2016

2012~2014년, 3년간의 교원학습공동체 운영 후기

교사들의 전문성 향상을 꿈꾸며...

글을 시작하며...


  초등교사의 전문성을 기르기 위해서 제시되는 해법 중 가장 강력한 것이 ‘교육공동체’이다. 전문성을 인정받는 집단일수록 개개인의 지식보다는 ‘집단지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누군가가 쌓은 지식에 다른 누군가가 지식을 쌓아 ‘상아탑’을 키워갈수록 전문성 있는 집단이 되어간다. 나도 교육공동체를 전임 학교에서 3년 동안 해 보았다.


  2012년 서울교대 교육행정 석사과정을 전공하면서 5학기에 배웠던 내용이 ‘교육공동체’였다. ‘교직과 교사의 삶(Lortie, 1975)’이라는 책을 읽으며 교사의 전문성이 사회적으로 인정받기 어려운 상황에 대해 배웠다.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앤디 하그리브스나 마이클 풀란이 쓴 다른 책들을 읽었다. 대학원에서 이런 책들을 읽으며 공부를 하니, 현장에서 실천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2012년 첫 시작...


  처음 시작은 2012년에 동학년 젊은 사람들 3명이 모여서 했다. 나와 동기인 남교사, 옆반에 신규 여교사 이렇게 3명이 뭉쳤다. 2011년 대학원 3학기 때 배웠던 ‘수업장학'을 적용해 보았다. 서로 평소의 수업을 공개하며 양적, 질적으로 수업 분석을 했다. 이때 참고한 책이 <수업장학과 수업분석, 변영계, 김경헌 저, 2008, 학지사>이다. 한 가지 활동을 더 했는데 서로의 학급운영에서 자랑을 해 보는 것이었다. 2~5년 차 교사들이 모였으므로 학급 운영의 지혜는 많지 않았지만 나름의 독특한 학급운영 기술들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경험들을 공유하며 나만의 편협한 시각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2013년 두 번째 활동


  다음 해(2013년)에는 인원을 확장해 기존 인원 3명에 3명을 추가해서 6명이서 했다. 나와 동기이거나 후배들이었다. 2주에 한번 정도 모였는데 활동 내용은 1) 학급 운영에 대한 노하우를 1명씩 돌아가며 발표하고 공유하며 칭찬하였다. 칭찬은 중요하다. 학급운영을 공개하는 것은 왠지 부끄럽기 때문에 아낌없는 칭찬이 필요한 것이다. 2) 평소 수업을 공개하며 사전 사후 수업 평가회를 했다. 작년과 달라진 점은 수업 전문성 깊으신 교감선생님과 함께 했다는 것이다. 교감선생님께서 교육공동체 수업 분석에 도움을 주십사 요청했는데 수업에 관심이 많은 교감 선생님께서 흔쾌히 허락하셨다. 우리끼리 수업 분석을 할 때에는 낮은 수준의 이야기가 오고 갔는데 교감선생님의 이야기는 확실히 달랐다. 수업의 맥을 짚어 말씀해주시는데, 수업자는 민망했지만 가장 많이 배울 수 있었고 함께하는 선생님들도 많이 배울 수 있었다. 3) 학교생활을 하다가 발생하는 여러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다들 3~6년 차의 젊은 교사들이었기 때문에 의사소통이 매끄러웠다. 이때 학교가 평안했고 2주에 한 번씩 모일 수 있어 교사로서의 전문성 신장에 가장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 2학기에는 교육과 관련된 책을 읽어보며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좋았다. 


2014년 세 번째 활동


  2014년에는 서울 교육에 인성중심 협력학습 붐이 일었다. 교사들의 자발적 붐이라기 보다는 본청 차원에서 시작돼서 학교에 내려온 것이었다. 남부교육지원청에서는 ‘남부인성중심협력학습추진단’이라는 것을 꾸렸고 나는 거기서 임원으로 활동을 하였다. 거기서 배운 것들을 학교 교육공동체에 와서 공유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교육혁신의 완성이 단위학교에서 완성된다고 본다. 혼자 하기에는 부담스럽지만 같은 학교 동료 교사들끼리 협력하면 힘을 내서 할 수 있다.   


  2014년의 교육공동체는 작년 멤버 6명에 새로 들어온 신규 여교사와 새로 전보 온 연구부장님이 함께 했다. 작년과 비슷한 컨셉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작년보다 협력학습을 주제로 함께 공부하였고, 수업지도안을 작성 후 수업을 해 보았다. 7월에는 교감선생님이 작년처럼 수업 분석을 해 주신 덕분에 협력학습 기법이 적용된 수업을 보며 나의 수업 기술들을 키우고 아이들도 보다 더 좋은 수업을 배울 수 있게 되었다. 2학기에는 학예회 준비와 부진아 지도(두드림 활동)로 인해 나도 바쁘고 함께 하는 선생님들도 바쁜 관계로 잘 모이지 못했다. 참 아쉬웠다.


글을 마치며...


  교육현장에서 교육공동체를 꾸린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각자의 교실로 파편화된 현장에서 동료들끼리 협력하기란 쉽지 않다. 내가 누군가에게 제안을 했을 때 '거절당하면 어쩌지’라는 두려움에 먼저 말을 못 걸고, 그냥저냥 1년이 흐른다.  서로가 서로에게 관심이 없는 교직문화 속에서 교사들은 교실에서 혼자 모니터만 보고 있다. 누군가가 용기 내서 주변 동료 교사들에게 손을 내밀어야 한다. 함께 배우고 실천하는 공동체를 하자고 말이다. 그런 움직임 하나하나가 쌓여가면 우리 교사들의 마음가짐이 달라질 것이고, 현장의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작가의 이전글 '강의식 수업'에서 ‘강의’ 자체는 나쁜 것이 아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