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ey Sung Jun 26. 2016

[서평] 협력에서 호혜주의는 중요하다.

협력의 진화, 로버트 액설로드 저, 2006, 시스테마

  거꾸로교실을 하며 4C 중 협력의 중요성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협력이 좋은 것은 모든 사람들이 다 안다. 평소 우리는 협력, 협동의 필요성에 대해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들어 보았는가. 하지만 협력이 왜 필요한지, 협력은 어떻게 생겨나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생각해본 적이 없다. 학생들에게 협력하라고 강요는 하고 있지만, 학생들에게 협력이 필요한 이유를 설득력 있게 말하고 있지는 않다. 협력은 ‘절대선'처럼 여겨지며 무조건 협력하라고 한다. 


  나는 이번 책 ‘협력의 진화’를 읽으며 협력의 시작 조건과 전개 과정에 대해 많은 지식을 쌓을 수 있었다. 죄수의 딜레마 게임이 무엇인지 막연하게 알고 있었는데 보다 정확히 이해할 수 있었다. 이 책에서는 컴퓨터 죄수의 딜레마 게임에서 두 번이나 우승한 ‘Tit for Tat(팃포탯)’ 전략에 대한 설명을 하는데, 그 설명을 통해 협력이 어떻게 진화하는지 알 수 있었다. 


  우리는 흔히 ‘이타주의’를 최고의 선으로 여긴다. ‘이타주의’란 누구에게나 무조건적으로 베푸는 것이다. 하지만 협력이 일어나는데 이타주의가 시작이 될 수는 있지만 절대적으로 옳지는 않다. 배신을 했을 때 응징이 없으면 이타주의자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기 마련이고, 그러다 보면 배신의 문화가 자리 잡으며 그 문화로 인해 피해 보는 사람들이 생겨난다. 하지만 ‘호혜주의’는 그것을 막을 수 있다. ‘호혜주의’는 '내가 도움을 받은 만큼 나도 너를 도와준다'는 것이다. 이것은 반대로 상대방이 나를 배신하면 나도 보복을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람직한 것은 상대방에게 배신보다는 협력하는 것이 서로 win-win 하는 것임을 명확히 인지시켜 준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타주의보다는 호혜주의가 협력이 일어나는 좋은 조건이 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호혜주의적인 삶을 살아가는데 중요한 4가지 조언을 해준다. 

1. 남의 성공을 질투하지 말 것

  우리는 보통 남의 성공을 많이 질투한다. 하지만 질투라는 감정은 그 사람과 나의 협력을 방해한다. 팃포탯 전략이 최고의 전략이 될 수 있었던 것은 해당 라운드의 게임에서는 패배하지만 전체적인 라운드에서는 높은 점수를 얻는다는 것에 있다. 즉, 현재의 패배에 배 아파하기보다는 장기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남의 성공에 박수를 보내며, 나 또한 함께 성장하는 것이 중요하다. 


2. 먼저 배반하지 말 것

  팃포탯 전략은 절대 먼저 배신하지 않는다. 내가 먼저 배신하면 상대방에게 보복당하며 평판이 좋지 않게 된다. 그러면 누구를 만나더라도 협력을 먼저 해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처음에는 누구를 만나든 무조건 협력한다. 


3. 협력이든 배반이든 그대로 되갚을 것

  앞에서 이야기한 데로 무조건적인 이타주의는 옳지 않다. 상대방이 배신을 하면 무조건 보복을 해야 한다. 다만 1:1로 보복하면 보복이 계속될 수 있다. 따라서 상대방이 1만큼 배신했다면 나는 9/10 정도 보복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래야 점차 보복이 줄어든다. 그리고 상대가 협력한다면 나도 무조건 협력한다. 


4. 너무 영악하게 굴지 말 것

  이 책 149쪽에 보면 다음과 같은 문장이 있다.

  "상대방은 당신이 협력을 협력으로 갚는지 당신의 행동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 그러므로 당신의 행동은 메아리가 되어 당신에게 돌아오게 된다."

  너무 머리를 많이 써서 적당한 순간에 배신하려고 하면, 나중에 나에게 되돌아 올 수 있다. 마음을 비우고 순수한 마음으로 상대방과 협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간 읽었던 ‘진화심리학’ 관련 책들, ‘게임 이론’ 관련 책들이 얼기설기 섞이며 이 책을 읽는데 도움이 되었다. ‘협력’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어 관련 책들을 더 구입했다. 언제 읽게 될지 모르겠지만, 협력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는 우리 반 학생들이 ‘협력’의 가치를 체득할 수 있도록, 많은 활동들을 준비해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학기초 학급 세우기, 모둠 세우기에 필요한 활동일 수도 있고, 체육시간에 협력하는 경험을 하게 하는 활동일 수도 있겠다. 그런 활동을 하고 학생들에게 이 책의 내용을 설명하면 학생들이 ‘협력’에 대해 정확히 알지 않을까 생각된다. 

작가의 이전글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할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