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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y Sung Nov 20. 2016

[서평]행복의 기원, 서은국, 2014, 21세기 북스

행복한 삶을 살려면....

 


 이 책은 기억나지는 않지만 어느 책을 읽을 때 인용했던 좋은 문구가 있었다. 그래서 구입해서 읽어 보게 되었다. 연세대학교 서은국 교수가 쓴 책인데 정말 쉽게 읽혔다. 이 분이 글을 어렵지 않게 잘 썼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행복’을 제재로 쓴 글이다. 기존의 행복과 관련된 책들은 행복을 ‘목적’으로 생각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인생관 또한 다분히 목적론적이다. 그에게 삶은 가만히 서 있는 것이 아니라 뭔가를 추구하며 그것을 향해 나가는 과정이다. 이때 인간이 추구하는 가장 궁극적인 목표를 행복이라고 보았다.  45


  하지만 인간에게 행복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란다. 이 저자는 진화심리학을 학문적 기반으로 행복을 이야기한다. 즉, 인간의 최종 목적은 ‘생존’이고 그 생존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 ‘행복’이라는 것이다. 이 행복은 ‘즐거움'이나 ‘기쁨'이라는 단어로 표현되는 것들로 구성된다. 그리고 행복은 계속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일정 시간이 지나면 초기화(reset)되고 만다. 따라서, 계속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행동들을 주기적으로 해야 한다.

  책 중반에 ‘becoming(~이 되는 것)’과 ‘being(~으로 사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우리는 보통 목표를 정하고 무엇인가를 되기 위해 열심히 산다. 그런데 막상 그것이 되고 나면 행복감은 오래가지 않는다.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무엇으로 사는 것이다. 삶을 구성하는 그 뒤의 많은 시간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나에게 큰 고민을 안겨주었다. 교사로서 10년째 생활하다 보니 장학사로의 전직에 대한 권유를 많이 받는 것이 사실이다. 장학사 시험에 도전해 보라는 것이다. 그런데  보통 장학사 시험을 통과한 다음에 주변 사람들이 하는 축하나 인정을 기대하며 장학사를 꿈꾸지 않는가? 장학사가 된 다음에는 어떤 삶을 살지에 대해 고민하고 장학사 시험에 도전하는가? 사실 장학사가 되고 난 뒤에 정확히 무엇을 하는지는 모른다. 선배교사들에게 그들의 이야기를 들은 것이 전부다. 막상 그 상황이 되어 보지 않고는 내가 어떤 삶을 살게 될지 모른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막연히 장학사를 권한다. 하지만 내 생각에는 장학사가 되고 나서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한 ‘방향성’이 분명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진로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이 필요한 것이다.


  책 말미에는 한국 사람들의 행복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한국 사람들이 경제적으로는 풍요롭지만 행복도는 낮다. 그 원인을 저자는 집단주의적 문화에서 보고 있다. 북유럽 사람들이 행복도가 높은 이유는 ‘개인주의’ 문화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란다. 누군가 자신을 평가한다는 시선이 느껴지면 인간은 본능적으로 더 긴장하고 위축하게 된다고 알베르 카뮈는 말했다. 우리나라는 너무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산다. ‘집단주의’ 문화 속에서 튀면 안 된다. 그러니 행복도가 낮은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미움받을 용기’라는 아들러 심리학이 인기를 끄는 이유가 집단주의를 극복하기 위한 사람들의 마음과 맞물려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덮으며 드는 생각은 앞으로 정말 친한 사람들과 모여서 이야기 나누며 맛있는 음식을 먹어야겠다는 것이다. 그것이 행복해지는 지름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수많은 친목 모임을 만들고 회비를 걷으며 만나서 맛있는 것을 먹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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