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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y Sung Jan 01. 2017

[서평] 동물농장, 조지오웰, 1945, 민음사

기득권은 우매한 민중을 좋아한다.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을 읽었다. 신문 칼럼을 보다 보면 많이 인용되는 책이 있는데 그중 일부가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이다. 인용되는 부분을 보며 이 책은 어떤 내용일까 궁금했다. 


  이 책은 번역된 책이고 주인공들의 이름이 영어식 이름이라 처음에는 이해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1/3 정도 읽고 나니 나머지는 너무나 재미있게 읽혔다. 왜 칼럼에 많이 인용되었는지도 깨달았다. 한번 읽고 아쉬운 부분이 생겨 바로 다시 읽었다. 


  이 책은 인간이 지배하던 동물농장에서 핍박받던 동물들의 이야기다. 움츠려 살던 동물들이 ‘혁명’을 일으켜 인간을 몰아내고 농장의 주인이 되어 농장을 지배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인간 세계에서 권력을 둘러싸고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 동물로 비유되었다. 이 책에서 동물들의 지식층이자 리더 집단은 ‘돼지’들이다. 돼지들은 글을 읽고 쓰고, 어떤 일을 기획할 능력이 있다. 다른 동물들은 의지가 없어 그렇게 하지 않는다. 돼지 현자 ‘메이저’로 시작된 혁명이 나폴레옹과 스노볼이라는 돼지들로 완성이 되고 인간 주인 ‘존즈’는 동물농장에서 쫓겨난다. 동물농장에 있는 동물들은 전보다 더 나은 삶을 꿈꾸며 실제로 전보다 더 윤택한 삶을 산다. 그러나 권력을 가진 자들의 탐욕이 초기 혁명의 철학을 망쳐간다. 일반 동물들의 생각으로는 이해하지 못할 일들이 벌어진다. 그 과정에서 권력에 맹목적으로 부역하는 ‘양’이 나온다, 또한, 너무나 성실히 일하지만 비판적 사고를 하지 않는 말(馬) ‘복서’가 나온다. 당연히 ‘복서’는 권력자들에게 충실히 이용된다. 일반 동물들은 권력을 가진 동물들이 자기들의 이익을 위해 하는 일들을 가려내지 못한다. 글을 모르고 비판적으로 사고를 한 적이 없다. 그러니 돼지 ‘스퀼러’같은 궤변론자들의 말을 곧잘 믿고, 한치의 의심 없이 기득권들의 의견을 따른다. 자기들이 이용당하는지도 모른 체 말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현재의 대한민국의 모습을 보았고, 내가 몸담고 있는 조직에서의 모습을 보았다. 현재 박근혜 정부의 추락을 보며 권력에 빌붙어 부역한 자들을 떠올렸다. 또한, 교육을 목적으로 보지 않고 자신의 권력을 위해 교육을 수단화하는 사람들이 떠올랐다. 대한민국의 가장 큰 문제는 ‘침묵하는 사회’라고 하지 않던가. 자기 일이 바쁘다고, 혹은 자신에게 피해가 올 수 있기 때문에 권력층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무관심하고 애써 외면하는 사람들이 있는 이상 이 사회는 기득권들을 위해 돌아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나는 과연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 단위학교에서 승진이나 개인 영달을 위해 권력에 충실하고 있진 않은가 반문하였다. 나에 대한 외부의 평가가 어떤지는 잘 모르겠지만, 앞으로 교사로서의 삶에 대해 많은 방향성을 얻을 수 있었다. 왜 교사일 때는 정말 좋은 동료 교사였는데 교감, 교장이 되더니 권위에 찬 사람들을 우리는 발견하지 않는가.


  최근 우리 학교에서 다면평가, 차기 년도교육과정 작성으로 인해 회의가 많았다. 침묵하는 분위기 속에서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했고, 따가운 눈총을 많이 받았다. 이런 나의 행동이 맞는 것인지 회의감이 들 때도 있었지만, 이 책을 읽으며 비판적 사고와 그것을 실천하는 행동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기득권은 항상 우매한 민중들을 선호한다.


  이 책 참 재미있는 책이다. 이 책은 조지 오웰이 러시아 혁명으로 시작된 소비에트 연방을 빗대 쓴 책이라고 한다. 그런데 읽다 보면 그 시대뿐만 아니라 모든 시대를 관통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기회가 된다면 우리 학급 아이들과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엄석대가 나오는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과 함께 읽으면 ‘기득권’과 ‘민중’들에 대해 많은 고민을 안겨줄 수 있을 것이다. 이다음에는 조지 오웰의 ‘1984’를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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